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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최고급 횟감 ‘붉바리’ 연중 생산 길 튼 이영돈 제주대 교수

금보다 비싼 종자…세계 첫 붉바리 비산란기 인공수정 기술개발 
동남아시아·중화권 수출 토대 구축…수산업 고부가가치화 ‘앞장’
한국광어연구회 회장…광어를 ‘국민횟감’으로 만든 교수로 유명

[fn이사람] 최고급 횟감 ‘붉바리’ 연중 생산 길 튼 이영돈 제주대 교수
이영돈 제주대학교 교수.

[제주=좌승훈 기자] 이영돈 제주대학교 교수(해양과학연구소·60) 하면 따라붙는 수식어가 ‘광어를 국민횟감으로 만든 교수’다. 우리 국민이 광어를 비교적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것은 이 교수의 공이 크다.

그는 1991년 광어 수정란을 연중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대량 양식의 길을 텄다. 광어는 자연 산란기인 봄에만 알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급증하는 수요를 대기에 턱없이 부족했고, 이 때문에 일본에서 kg당 500~600만원에 수정란을 들여오던 시기였다.

그는 또 연중 16~17도를 유지하는 제주 지하해수 수온 특성과 광주기에 적응하는 광어의 번식특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도내 양식장에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생산성과 경제성을 구현했다. 광어의 적정 산란 수온은 18~22도인데, 지하해수를 끌어올려 바닷물과 섞게 되면, 큰 돈 들이지 않고서도 적정 수온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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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산 붉바리

■ 다금바리보다 귀한 붉바리, 기후변화 대응 양식품종

그는 특히 최고급 횟감인 '붉바리' 수정란과 종자를 연중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는 2013년부터 해양수산부가 금보다 비싼 수출전략형 종자를 개발해 글로벌 종자 강국 실현을 목표로 추진돼온 '골든 씨드(Golden Seed)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과제명은 ’붉바리 우량 종자 개발과 국내외 산업화‘로 그가 총괄 책임자다.

붉바리는 생식소 발달이 불안정해 종묘 생산을 위한 알의 채집이 쉽지 않다. 그는 각고의 연구 끝에 여름철인 붉바리의 산란기를 인위적인 환경조절(적응생리학적 기법)을 통해 비산란기인 겨울철에도 인공수정란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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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과 어류 수정란과 종자 생산


붉바리 번식 연령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키고, 수정률과 부화율을 각각 95%, 90%까지 획기적으로 높여 번식육종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수정란으로 태어난 붉바리가 어미로 자라 다시 치어를 생산해내는 '완전 양식'에도 성공함으로써, 연안자원 회복은 물론, 기존 광어 일변도의 양식어종을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수출 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이 구축됐다.

붉바리는 다금바리와 자바리·능성어와 함께 ‘바리류’에 속하는 아열대성 어종이다. 자연산은 그동안 남획으로 자원량이 줄어 해마다 어획량이 매우 감소하는 추세다.

[fn이사람] 최고급 횟감 ‘붉바리’ 연중 생산 길 튼 이영돈 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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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바리 사육시설

그는 "인공수정란 생산기술 개발로 1년에 1번 산란하는 붉바리가 1년에 2번 이상 산란이 가능해져 수정란 확보와 종묘생산 기회가 많아졌다"며 "앞으로 우량종자를 키워내 수출로도 양식어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붉바리는 중화권에서 최고급 어종으로 통한다. 중국 수출 유망 품목으로서 가치가 매우 크다. 붉은색 바탕에 황금색 반점이 있어 특히 중국인들이 좋아해 ㎏당 14만원 이상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서도 개체 수가 적어 낚시로 드물게 잡혀 다금바리보다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게다가 붉바리는 고수온에 견디는 능력이 다른 물고기들보다 나은 것으로 확인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양식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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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바리 발생 과정

■ ㈜씨알과 함께 세계 첫 GLOBALG.A.P. 인증 획득

그는 지난 10월 ‘골든 씨드 프로젝트’ 성과 발표회에서 붉바리 우량종자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해양수산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앞서 그는 지난 4월 '골든씨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제주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씨알(대표 이치훈)을 통해 세계 최초로 붉바리 사양관리시스템에 대한 글로벌 갭(GLOBALG.A.P.) 인증도 획득했다. 양식 광어에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갭은 전 세계 주요 유통업자가 연합해 만든 국제 우수 농수산물 관리기준으로, 독일에 본부를 두고 있다. 제주산 붉바리의 해외 프리미엄 시장 진출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갭 인증 획득 배경에 대해 “과거 구제역 파동에서 보듯 건강하지 못한 생산시스템은 결국 문제를 일으킨다”면서 “양식도 건강한 방식으로 바꿔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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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바리 치어

■ 친환경 붉바리 ‘濟州詩魚’로 고급 횟감 시장 개척


그는 지난 2012년~2015년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장을 지냈다. 현재 제주대 제주양식어류번식육종평가센터 센터장, 한국발생생물학회 회장, 한국광어연구회 회장, 제주광어브랜드육성(RIS)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의 탁월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2004년과 2006년에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미국의 마르퀴즈 후즈 후’에 잇달아 등재된 데 이어, 영국국제인명센터(IBC)의 발생생물학 분야 우수과학자 100인(2004~2005년)에 선정된 바 있다.

그는 최근 제주 붉바리 명품 브랜드화 사업에도 손을 댔다. 제주광어브랜드육성사업단장을 지내면서 브랜드 네임의 파워를 체득한 그다. 그가 고민 끝에 착안한 브랜드명은 ‘제주시어(濟州詩魚)’다.
‘아이해브 제주광어’에 이어 그가 정한 두 번째 브랜드명이다. ‘시(詩)’는 받든다는 뜻이다.

그는 “‘제주시어’는 100% 용암해수를 사용하며,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고, 자연적 습성을 고려해 저밀도로 사육한 건강한 제주 붉바리”라며 “차별화된 고급 횟감 시장 개척을 위해 앞으로 세일즈맨이라는 각오로 ‘제주시어’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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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최고급 횟감 ‘붉바리’ 연중 생산 길 튼 이영돈 제주대 교수
말레이시아 수출되는 붉바리 종자(치어).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