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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중앙은행 총재 또 사임

재선 의식한 모디와 갈등 빚어.. 금융시장 휘청… 루피화 폭락

印 중앙은행 총재 또 사임
EPA연합뉴스

우르지트 파텔 인도준비은행(RBI) 총재(사진)가 10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 통화팽창을 원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외 갈등 속에 통화정책 방향을 가를 중요한 회의를 나흘 앞두고 사표를 던졌다. 인도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인도 루피화는 급락했다.

모디 총리 이후 정부와 갈등 속에 중앙은행 총재 2명이 연속해서 갑작스레 사임한터라 후임 총재가 어떤 인물이 될 것이냐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정부에 순응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인물이 후임으로 지명되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파텔 총재는 14일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이날 전격 사임했다. 2016년 9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 라구람 라잔 전 총재의 뒤를 이어 RBI 총재가 된 파텔은 그동안 모디 총리와 갈등을 빚었고, 시장은 이때문에 인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해 불안해했다.

연초 국영 펀자브 국립은행의 20억달러 부정사건 발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워온 파텔 총재는 10월 비랄 아차리야 부총재가 공개석상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에 관해 열변을 토해내면서 대립이 정점에 이르렀다. 특히 파텔 사임은 14일 모디 총리 요구대로 금융·통화정책을 완화할지를 결정하게 될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져 RBI를 정부가 장악했음을 시사했다. 파텔은 사임 이유로 개인 신상을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RBI 정책이 흘러가는 것을, 그에 따른 오명을 뒤집어 쓸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텔의 RBI와 모디 총리의 인도 정부는 지난 수개월간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놓고 갈등이 고조돼왔다.
RBI는 인도 국영은행들의 악성부채(NPL) 청산을 위한 규정 강화를 밀어붙였지만 내년 총선을 앞 둔 모디 총리는 엄격한 통화정책이 성장을 억제해 자신의 재선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규제완화를 요구해왔다. 투자자들은 파텔 사임 뒤 루피를 팔아치웠다.루피는 사임 소식 뒤 곧바로 달러에 대해 1.8% 넘게 급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