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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결단만 남았을 뿐… '연내 서울답방' 완전 물 건너간 건 아니다

전문가 "가능성 열고 준비해 와.. 당일치기 등 물리적으로 가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까.

2018년이 20여일 남은 12일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답방을 준비해온 만큼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리면 물리적으로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칼자루'를 쥔 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남북문제 전문가'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대해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천해성 차관도 지난 5일 '민화협 2018 통일공감포럼'에서 "물리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놨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대화 동력 유지를 위해 서울 답방 관련 긍정신호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북측은 대북제재 완화 및 경협 등의 진전이 없자 서울 답방뿐 아니라 북·미 간 실무접촉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연내 답방을 강력히 추진했던 청와대도 사실상 내년을 기대하는 분위기로 기조가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인가.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 우세하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11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도 북측은 한두 시간 전에 일정을 알려주는 등 최고지도자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올해 김 위원장이 중국에 갈 때도 발표하지 않고 갔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남북정상회담 준비 시간이 촉박하고 김 위원장의 경호·신변안전 우려감이 있는 만큼 답방일정을 1박2일이나 당일치기로 짧게 가져갈 수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박2일이나 당일치기 답방이 된다면 다음주 북측 관계자가 내려와 경호·의전 등 사전점검을 하고 그다음 주 김 위원장이 내려온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준비해온 만큼 물리적으론 가능한데, 북측의 응답이 없어 연내 답방 가능성은 줄고 있다"고 말했다.

답방이 성사된다면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미리 내려와 방남 경로, 경호·의전 등의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회담 20여일 전부터 김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의전·경호 및 호텔 선정 등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일행의 숙소 등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들이 묵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워커힐호텔이나 반얀트리호텔 등은 평일에는 공실 등 여유가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이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급 3명에 대한 인권제재에 이어 11일(현지시간) 북한·중국·이란 등 10개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 것은 부담이다. 김 위원장도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7주기 추모행사, 연말 내부의 총화(결산), 신년사 준비 등으로 일정에 쫓길 것으로 보인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