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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 캐주얼 한식으로 영역 넓힌 ‘악마셰프’ 앨빈 렁

요리 수업 안받고도 엔지니어 경험 살려 6년만에 미쉐린 스타 얻기도

[지구촌 구석구석] 캐주얼 한식으로 영역 넓힌 ‘악마셰프’ 앨빈 렁
'악마셰프' 앨빈 렁. 사진=보 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셰프 앨빈 렁(梁經倫)에게는 여러 별명이 따라 붙는다.

보라색으로 염색한 머리와 파란 렌즈의 안경, 귀고리를 달고 흰색이 아닌 검은색 차림으로 주방을 지휘하는 렁은 '록큰롤 셰프' 또는 개성이 강하다는 뜻의 ‘매버릭(maverick) 셰프’로 불린다.

그의 오른팔에는 가장 많이 불리는 또다른 별명인 ‘악마셰프’라는 뜻의 한자 문신이 새겨져있다.

1961년 영국 런던에서 중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장한 렁은 정식으로 요리 수업을 받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지난 2002년 홍콩의 한 레스토랑을 인수해 ‘보 이노베이션(Bo Innovation)’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열어 차원이 다른 개성있는 요리로도 주목을 받으면서 6년만에 미쉐린 스타 두개를 얻는데 성공했다.

자신을 피카소에 비유하며 모던 중식인 ‘익스트림 차이니스(Extreme Chinese)’를 표방하는 그의 음식은 생김새 부터가 다르다. 씹으면 육즙이 나오는 만두인 샤오롱바오는 마치 계란 노른자 같이 생겼다.

[지구촌 구석구석] 캐주얼 한식으로 영역 넓힌 ‘악마셰프’ 앨빈 렁
계란 노른자 같이 생긴 보 이노베이션의 샤오롱바오. 사진=보 이노베이션 홈페이지

'분자 미식(molecular gastronomy)'로 불리는 이러한 렁의 독특한 요리는 20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배경에서 나온다.

보 이노베이션의 종업원들은 문신을 새겼거나 머리를 염색하는 등 개성이 강해 보이지만 요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손님들에게 직접 설명해준다.

홍콩 뿐만 아니라 중국 상하이에 ‘보 상하이', 자신이 태어난 런던에 미쉐린 스타 1개를 얻은 ‘보 런던’도 운영하고 있는 렁은 뛰어난 레스토랑은 맛과 혁신적인 메뉴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손님들이 푹 빠져드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것에 대해 렁은 레스토랑 선전에는 효과가 있지만 대신 외부에서 종업원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해 가려한다며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지구촌 구석구석] 캐주얼 한식으로 영역 넓힌 ‘악마셰프’ 앨빈 렁
셰프 앨빈 렁이 2016년 홍콩에 문을 연 캐주얼 한식 레스토랑 '빕앤홉스(Bib N Hops).' 사진=빕앤홉스 홈페이지

■‘지한파’ 렁, 캐주얼 한식 레스토랑 홍콩에 열어
스페인 레스토랑과 베이징 덕 전문점도 거느리고 있는 렁은 지난 2016년 홍콩 시내에 캐주얼한 한국 레스토랑인 ‘빕앤홉스(Bib N Hops)’를 세군데 열었다.

렁은 2년전 말레이시아의 라이프스타일 전문 채널 Li TV에 방영된 ‘서울 리파인드(Seoul Refined)’에서 한국 음식 체험담을 소개했다.

여러 차례 방한을 통해 한식에 관심을 보여온 그는 빕앤홉스에서 한국의 길거리와 시장 음식을 재해석한 것을 내놓고 있다.

홍콩에서 활동해온 도용수 셰프가 총괄 관리하고 있는 빕앤홉스는 녹두전과 물회 등 홍콩에서는 그동안 찾기 힘들었던 한식을 비롯해 육회와 부대찌개, 돌솥비빔밥, 무를 곁들인 치킨 등 대표적인 한국 음식들을 제공하며 불고기가 한식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려하고 있다.

한국 맥주와 막걸리, 소주 및 소주 칵테일 등 한국식 주류도 제공하고 있다.

인테리어도 비스트로(bistro) 같은 느낌이 나도록 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음식 한류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