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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공격하는 면역질환 ‘루푸스’ 발병 원인 찾았다

Ets1 유전자 변이로 인한 Thf2 세포 증가가 루푸스 질환 유도함을 동물과 인체서 확인
기초 면역학자와 임상 의학자 간 공동 연구로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난치성 자가 면역질환인 루푸스(lupus)의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포스텍 연구진과 아주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공동연구팀은 Ets1 유전자의 변이가 루푸스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히는데 성공했다. 또 이 과정에서 특정 T세포가 질환을 유도하는 핵심인자임을 밝혀 희귀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 1,0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루푸스는 난치성 면역질환 중 하나다. 신장, 관절 등에 염증을 일으키고 제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루프스 발병에 연관된 60개 이상의 유전자 변이들이 발견됐지만 실제 어떤 유전자가 질환에 이르는지 밝혀진 바가 없다. T세포, B세포, 수지상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들 중 어떤 면역 세포의 이상이 루프스 발병을 유도하는지도 불분명했다.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법만 있을 뿐 궁극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IBS·포스텍 연구진은 아시아계 루푸스 환자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Ets1 유전자 변이에 주목했다. 임신혁 교수 연구팀은 면역세포가 결손된 생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유전자 변이로 인해 특이적으로 Ets1을 생성하지 못하는 생쥐에서 루프스 환자와 비슷하게 비장의 크기가 비대해지고, 임파선염, 피부염 등이 생기는 것을 관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생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선 보고된 바 없었던 폴리큘러 도움 T세포 2(follicular helper T cell 2, 이하 Tfh2 세포)가 매우 높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Tfh2 세포는 항체 생성에 도움을 주는 T세포다. 연구진은 Tfh2 세포가 생쥐에도 존재함을 처음으로 밝혔음은 물론 Tfh2 세포의 증가가 루푸스 증상 유도로 이어짐을 처음으로 보고한 것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Tfh2 세포의 증가가 항체 생성을 촉진하는 인터루킨 4(IL-4) 단백질의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밝혔다. Ets1 돌연변이가 Thf2 세포의 급격한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건강한 장기를 외부침입자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 항체가 유도되는 과정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항체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인터루킨 4를 타겟 삼아 활성을 떨어뜨리는 항체를 투여한 결과, 루푸스 증상이 완화됨을 확인했다.

Ets1 유전자가 없는 생쥐로 동물실험을 마친 연구진은 실제 루프스 환자에서도 Ets 1 유전자 변이가 면역계 이상 반응을 일으킬지 궁금증을 갖고 아주대학교 서창희 교수 연구팀에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만약 Ets1 유전자 변이가 루푸스 발병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환자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 교수 연구팀은 국내 루푸스 환자의 혈액 속 T 세포에서 ETS1 단백질 발현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Ets1 유전자 변이는 루푸스 환자의 질병 중증도와도 밀접한 연관 있었다. 연구진은 Thf2 세포가 동물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임상 증상 악화에 관여하는 면역세포에서도 크게 영향력을 미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Tfh2 세포의 중요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임신혁 교수는 “향후 Tfh2 세포의 생성과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면 제한적 효능을 가졌던 기존 약물의 한계를 넘는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Tfh2 세포가 루푸스 뿐 아니라 항체로 인해 매개되는 다른 자자면역 질환에도 역할을 하는지 추가적인 연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창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초 면역학자와 의료 현장에서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임상 의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빛났다”며 “동물실험의 결과가 실제 환자에서도 비슷하게 관찰되는 병리적 현상들을 증명해내 차별점이 있는 연구였다. 향후에도 이를 토대로 한 신규 치료제 개발에 공동연구가 활발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면역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y, IF 19.734, DOI: 10.

자신을 공격하는 면역질환 ‘루푸스’ 발병 원인 찾았다
Ets1 돌연변이에 의한 루푸스 발병 모식도.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아시아계 루푸스 환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Ets1 유전자 변이에 주목했다. 생쥐를 대상으로 동물 실험을 한 결과, 연구진은 Ets1 유전자 변이에 의해 루푸스 발병이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진행됨을 확인했다. Ets1 유전자가 면역 T세포 내 변이가 일어나면 도움 T세포의 일종인 Tfh2 세포를 유도하는 유전자들이 자발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한다. 그 결과, Tfh2 세포가 급진적으로 증가되고 새로 분화된 Tfh2 세포가 B세포를 활성화시킨다. Tfh2 세포의 증가와 B세포 활성화에 인터루킨(IL-4)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활성화된 B세포는 자가항체를 생성하는 플라스마 세포(PC)로 분화가 된다. 자가 항체는 건강한 장기를 외부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장에 염증이 유도되고, 피부염이 발생하는 루푸스 증상이 나타난다.


1016/j.immuni.2018.10.012)에 12월 19일 수요일 새벽 1시(한국시간)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