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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퇴장’ 혼돈의 워싱턴

다음주 바로 교체.. 보잉 출신 섀너핸 부장관이 대행
美외교정책 우려 목소리 일어

‘매티스 퇴장’ 혼돈의 워싱턴
패트릭 섀너핸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사표를 던졌으며, 미국의 동맹들은 최악을 우려하는 가운데 상원 외교정책 위원장은 (쓴)웃음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CNBC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매티스 국방장관 사임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이 위험에 처하고, 워싱턴 정가는 혼돈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이 러시아에서는 찬사를, 동맹들에게서는 우려를, 매티스 국방장관에게서는 사표를 부르면서 혼란이 극에 달하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주식시장 폭락,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으로 어수선한 워싱턴 정가에 매티스 국방 장관의 사임에 따른 외교정책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워싱턴이 혼돈 속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는 23일 보잉 출신으로 지난해 임명된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을 매티스 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섀너핸은 내년 1월부터 국방장관 대행으로 매티스를 대신해 장관 업무를 담당한다.

외신에 따르면 매티스의 퇴임 시기가 2개월 앞당겨진 것은 워싱턴 정가에서 트럼프를 비난하고, 매티스를 칭송하는 분위기가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매티스가 장관에 계속 머물게 할 경우 자칫 내년 2월까지 자신에 대한 비난이 계속될 것을 우려한 트럼프가 아예 그 싹을 자르기 위해 섀너핸에게 내년 1월부터 국방장관 대행으로 일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의 퇴장은 그러나 미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얼마전까지 상원 외교정책위원을 지낸 벤 카딘(메릴랜드·민주) 의원은 CNBC에 "(매티스 퇴진이 미 외교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그의 사임은 "트럼프 행정부에 가장 힘든 변화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딘 의원은 "매티스의 퇴장 만이 아니라 그가 사임한 방식은 미 동맹들에게 과연 미국이 의지할 만한 나라인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는 20일 밤 사직서에서 동맹에 대한 대우를 예로 들며 대통령과 자신 사이에 좁힐 수 없는 심각한 간극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밥 메넨데즈 의원도 "매티스 장관의 갑작스런 사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 어젠다가 실패했으며 계속해서 혼란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는 실증"이라고 우려했다. 매티스 장관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매티스 전에 사임 의사를 밝힌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어른의 축' 3인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이때문에 그의 퇴진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이제 완전히 주류에서 벗어나 변칙으로 흐를 것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아 곧 퇴임하게 되는 밥 코커(테네시·공화) 상원외교위원장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정가가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백악관에서 당장 내일 어떤 정책이 결정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우군이었다가 곧 북핵문제를 포함해 공화당 내 가장 격렬한 트럼프 반대론자가 된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의 의중을 "누가 알겠는가? 백악관에서 옆자리를 지키는 이들은 아나?"라고 반문하며 아무 견제도 없는 트럼프의 즉흥적 결정이 미 외교를 망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