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아 고 박종철 군이 고문을 당했던 509호을 바라보고 있다./사진= 김부겸 장관 페이스북
사진= 김부겸 장관 페이스북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재탄생 될 옛 ‘남영동 대공분실’과 관련, “과거 이름만 들어도 움찔했던 곳입니다. 그 남영동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옵니다”라고 남겼다.
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이관식이 있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경찰청으로부터 관리권을 이관 받았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실질적으로 운용하게 됩니다”라면서 “2022년에는 민주인권기념관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고문과 인권 유린의 현장을 민주주의 산 교육의 장으로 바꾸려는 겁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옛 대공분실에서 권한 이관식을 개최했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가들을 가두고 고문했던 장소로 악명 높았다. 1976년 10월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지어진 뒤 1985년 고 김근태 전 의원 고문사건으로 국외 언론과 인권단체에 그 실체가 알려졌다. 그런데 이를 관리하던 경찰청이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행정안전부로 권한을 이관한 것, 건물은 세운상가 등 유명 현대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
김 장관은 이어 “어제 509호를 돌아봤습니다. 박종철 군이 물고문으로 죽어갔던 방입니다. 숨이 막히고 손에서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고문을 당해 본 사람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그 굴욕감과 모멸감. 맞아서 아프거나 관절이 꺽여서 고통스러운 것은 오히려 순간입니다. 확인된 것만 391명입니다. 훗날 김근태 선배가 토로했던 인간에 대한 절망감, 세상의 무심함이 주는 공포에 여지없이 찢겨 나갔던 영혼들입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그래서 민주주의의 알맹이는 인간에 대한 희망이며, 세상 사람들 모두가 서로 엮어 있다는 유대감입니다. 민주주의의 씨를 그들은 그렇게 뿌렸고, 그 열매를 살아남은 자들이 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은 기념관 안에만 머물 수 없습니다. 모든 이들이 매일 마시는 물이나 공기처럼 우리의 일상 가운데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청년 일자리가 되고, 가난한 자의 희망이 되고, 우리 국민 모두의 밥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민주주의는 온전히 실현됩니다. 그것이 391분의 뜻이었을 겁니다.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