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형태근로자-배달종사자 보호 대상 포함
원청 사업장 내 모든 노동자 안전 책임 져야
'작업병' 발생높은 도금작업등 사내도급 금지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진통 끝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지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제정 수준의 전부 개정이다.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 일명 '김용균법'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비롯해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급인(원청)의 안전 보건 조치 의무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해 하청 직원의 산재 사고에 대해 원청이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를 지키지않은 사업주에 대한 처벌수위는 높였다. 다만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해 하청노동자에 대한 안전관리 노력 강화를 기대했던 정부안보다는 낮은 수위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으로 보호하는 대상을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확대했다.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와 배달종사자 등이 포함됐다.
또한 직업병 발생 위험이 높은 도금, 수은·납·카드뮴을 사용하는 작업 등의 사내 도급을 원천 금지한다. 다만 일시·간헐적 작업이나 수급인이 보유한 기술이 전문적이고 도급인의 사업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경우(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 필요)에는 예외적으로 도급을 허용한다.
원청의 책임도 강화한다. 이는 사망사고자 중 하청업체 노동자의 비율이 2014년 39.9%에서 2016년 42.5%로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실질적인 지배권을 가진 도급인의 책임을 강화했다. 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원청 사업자의 안전·보건 책임 범위를 현행 원청 사업장 내 폭발·붕괴가 있는 22개 위험 장소에서 원청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다. 또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유해, 위험한 장소로 원청인 지배·관리가 가능한 장소도 해당된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을 위해 건설공사도급인에게 자신의 사업장에서 타워크레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계ㆍ기구 등이 작동되고 있거나 설치ㆍ해체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거나 해체하려는 자에게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타워크레인 설치ㆍ해체업을 등록하도록 하고, 사업주는 등록한 자로 하여금 타워크레인 설치, 해체 작업을 맡기도록 의무화했다.
대표이사가 산재 예방을 위해 비용, 시설, 인원 등이 포함된 안전·보건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같은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한 처벌 수준은 높였다. 기존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가 사망하는 경우에도 사업주에 지나치게 낮은 형이 선고되는 경향이 있어 안전책임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수준을 강화했다. 이는 당초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정부개정안보다는 완화됐다.
안전조치와 보건조치 위반으로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 현행 7년 이하 징역 또는 1년 이하의 벌금은 유지하되 사고 재발 방지 차원에서 형이 확정된 후 5년이내 같은 범죄를 범할 경우 가중처벌 되도록했다. 법인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현실화하기위해 법인 사업자의 벌금형을 최대 10억원으로 높였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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