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와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또 문 대통령과 함께 내년에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 올해 무산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친서외교'를 통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친서는 A4용지 두 장 분량이다. 김 대변인은 외교관례에 따라 친서 내용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의역'해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올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 문 대통령에게 연하장 형태의 인사말을 건네며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또 두 정상이 한 해에 세 번씩이나 만나며 남북 간 오랜 대결구도를 뛰어넘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뤄냈으며, 이를 통해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두 정상이 지난 9월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올해 서울 방문이 실현되기를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아쉬워했다'는 표현은 김 대변인의 의역이다.
김 위원장은 내년에도 문 대통령을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혀 내년 남북 4차 정상회담 및 서울 답방이 재추진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내년에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친서 전달경로에 대해 "구체적인 경로는 공개할 수 없으나 인편을 통해 전달받았으며, 북측 인사가 다녀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남북 사이의 여러 소통창구 중 한 창구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친서에 비핵화 관련 조치나 북·미 대화에 대한 문구가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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