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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반대' 두번째 분신, 택시업계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택시 4개 단체, 대통령 면담 요구 
분신 故임정남씨, 7일 택시장 
일부 택시조합 '카카오 콜' 거부 운동
택시기사 "지지부진 정부. 또 사고 난다"  

'카풀 반대' 두번째 분신, 택시업계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카풀 반대 천막농성장 앞에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카풀 도입 반대 문구를 택시에 부착하고 있다.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임정남씨(64)가 전신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한 두 번째 사례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두 번째 분신 사망자가 나오자 택시업계는 초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택시업계는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 단체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카풀' 반대를 분명히 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업계 성명서를 대독한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자연합회 회장은 "국회 앞에서 분신 사망한 고 최우기 열사에 이어 택시 운전자 임정남 열사께서 자신의 몸에 불을 댕기고 운명하신 사태에 대하여 100만 택시 가족의 이름으로 분노하며 결사 항전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정부와 여당에 카풀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으며,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면담을 요구한다"고 했다.

택시 단체는 故임정남씨에 대해 택시장으로 7일장을 진행하고 故최우기씨와 같은 장소를 빈소로 정했다.

이날 택시 단체는 임씨가 남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임씨는 분신하기에 앞서 여의도 농성장에 들려 녹취록이 담긴 녹음기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는 녹취록에서 "경제는 다 망가지고 60대 주축으로 이뤄진 택시 기사들은 또 어디로 가란 말이냐"며 "국민들은 다 죽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나는 더 이상 당신들 밑에서 살기 싫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카풀 반대' 두번째 분신, 택시업계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카풀 반대 천막농성장 앞에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택시 단체 대표들은 개인택시 5대와 법인택시 5대를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을 만나기로 했다"며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풀 반대' 두번째 분신, 택시업계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10일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소속 기사들에게 '카카오 콜' 삭제 운동 동참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사진=이진혁 기자

한편 일부 택시 단체에서는 '카카오 콜' 삭제 운동을 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이날 택시기사들에게 "'카카오 콜' 삭제 운동에 즉시 동참해 배신자로 남지 마시길 부탁드린다"며 "하나 된 힘이 모여서 불법 카풀이 반드시 저지될 수 있도록 동참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 택시기사는 "동료 기사의 죽음을 접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택시 문제가 나온 지 몇 달이 지났는데 정부는 아무 결정도 못 하고 지지부진이다. 이러면 더 사고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전날 오후 6시께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 도로에서 임씨가 운전하는 택시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임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전 5시 50분께 사망했다.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한 두 번째 사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