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약 13조 사들여.. 상업용 부동산 거래 31% 차지
지난 2014년에 세계 각지의 부동산을 사 들이며 경제 영토를 확장했던 중국이 점차 외국 자본의 사냥터로 바뀌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로 투자를 꺼리면서 외국 자본들이 무차별적으로 중국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인데 시장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올해 계속된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다국적 상업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를 인용해 지난해 외국 기업들이 사들인 중국의 상업용 부동산 규모가 780억위안(약 12조8926억원)으로 전년대비 62% 늘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규모는 2005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금액이며 같은해 중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1000만달러·112억원 이상)의 31%에 해당하는 숫자다.
다른 다국적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콜리어스의 베티 왕 중국 자본시장 대표는 "과거 수년 동안 중국 부동산 매입을 준비하는 투자자들이 내게 매물이 얼마나 있냐고 물으면 나는 몇 개밖에 없다고 답했고 그들은 화를 냈다"며 "지난해에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하이난항공그룹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은 2014년 이후 미국과 유럽의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매입했으나 중국 당국은 무역전쟁과 외화유출, 국가적 부채 축소를 감안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를 억제했다. 다국적 로펌 베이커매킨지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의 미국 직접 투자는 전년 대비 83% 급감한 48억달러에 그쳤다. CBRE의 샘 셰 중국 조사 대표는 "중국 정부가 과도한 민간 부채 감축에 나서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갔고 중국 투자자들의 수요는 줄었다"며 "반면 외국 투자자들은 자금 조달에서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투자사 캐피털랜드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지난해 18억달러를 들여 상하이의 263m 짜리 쌍둥이 빌딩을 매입했고 미국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같은해 12월에 12억5000달러를 들여 상하이 시내 상업 복합단지를 구입했다.
콜리어스는 올해 베이징과 상하이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서 외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매수세는 난징이나 항저우같은 다른 대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쉬먼앤드웨이크필드의 프랜시스 리 중국 자본시장 대표는 "외국 자본들이 매입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자본이 마르지 않고 있다"며 "올해는 외국 자본이 중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휩쓸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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