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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수출마저 빨간불… 신남방정책서 활로 찾길

1~20일 반도체 29% 줄어
중국 대신 동남아로 가야

한국 경제 최후의 보루인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관세청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4.6%나 줄어들었다. 승용차(29.0%), 무선통신기기(8.1%), 자동차 부품(0.2%) 등이 선전했지만 반도체(-28.8%), 석유제품(-24.0%), 선박(-40.5%) 등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사실 지난해 말부터 예견됐다. 작년 우리나라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60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12월 한달간 기록한 수출액은 총 485만달러로 전년 대비 -1.2%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세의 가장 큰 원인은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성장세 둔화였다. 수출 일등공신이었던 반도체가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대중수출 규모도 지난해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 12월 -13.9%, 1월 20일 현재 -22.5%를 기록하는 등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걱정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가 열린 것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이날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전략회의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관계부처 차관급, KOTRA·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지원기관, 현대자동차·포스코·LG화학 등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성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시황,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 수출여건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민관 합동 총력 수출지원체제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가 모쪼록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범정부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를 바랄 뿐이다.

수출활력 회복을 위한 단기적 조치와 함께 반도체를 대신할 수출품목 개발과 중국 대체지 개척을 위한 전략적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
이번 사태는 한국 수출의 양대 기둥인 반도체와 대중 수출이 주춤하면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체지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1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공식 천명한 신남방정책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는 시장 확대를 위해 우리가 공략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