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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 감찰 관계자 경징계, 제식구 감싸기"...현직 경관 1인시위


강압 감찰을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 경찰관 사건과 관련한 징계 처분에 대해 반발한 현직 경찰관이 1인 시위를 벌이며 항의하고 나섰다.

전국 경찰관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의 류근창 회장(경남지방경찰청 경위)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 앞에서 '동료를 죽음으로 내몬 감찰은 경징계, 우리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본지 1월 25일자 28면 참조>
앞서 경찰청은 충북 충주서 피모 경사(38)가 강압 감찰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지난 2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전 감찰관 A경감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감찰부서 감독자인 B경정 등 2명에게는 각각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내린 바 있다. 피 경사에 대해 음해성 투서를 썼던 C경사는 파면 조치됐다.

조사과정에서 A경사가 동료로부터 근거 없는 음해성 투서를 당했고, 당시 감찰 담당자들은 A경사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등 부적절한 행태를 보인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피해자가 사망까지 한 사안에 대한 징계가 가볍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 내부망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다수 게제됐다.

이날 류 회장은 특히 감찰 관계자 2명이 감봉으로 경징계를 받은 데 대해 제식구 감싸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고로 밝혀진 투서를 토대로 강압 감찰한 이들이 경징계라면 향후 같은 사례가 발생해도 경징계 처분되는 선례를 남긴 것"이라며 "경찰청 감사관실이 경찰 내부망에 올린 감찰 결과 게시물 조회수가 4만건에 이르는 등 현장 직원들이 이례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고, 대부분 징계 수위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경찰관과 경찰 소속 일반직 공무원들이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 징계위원회를 통해 심의 및 의결이 끝난 만큼 재심의까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안타까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감찰 개혁을 통해)경찰에서는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는 역할만 맡고, 징계위원회가 외부위원과 함께 이미 결정한 사안이라 재심의를 섣불리 거론하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