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
최종구 위원장 '깡통전세' 경고
가계부채 증가율 둔화 보이지만 부동산·예적금 대출 DSR 높아
하반기 새 코픽스 대출금리 적용..상환 부담 연간 1조원 줄일 계획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두번째)은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가계부채관리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가계대출 동향과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2019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대한 금융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지적인 수급 불일치 등으로 전세가가 하락하고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며 깡통전세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개인사업자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부동산·임대업 편중이 심화돼 정부·감독기관·금융사 모두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최 위원장이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가계대출 동향과 관리방안을 논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9·13 대출규제정책 이후 연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줄었지만 부동산과 예적금 담보대출의 DSR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평균 DSR이 47%로 대출규제 전(72%)보다 크게 개선됐지만 부동산담보대출과 예적금담보대출의 평균 DSR은 100%를 넘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새로운 코픽스 대출금리를 적용해 연간 최대 1조원까지 대출상환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말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분부터 DSR이 70%를 초과하면 은행별로 대출비중을 최고 30% 제한했다. 대출종류별로도 DSR은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 DSR이 6월 51%에서 11월 이후에는 38%로 줄고 신용대출도 이 기간 40%에서 32%로 줄었다. 특히 DSR 평균이 237%에 이르던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개선세가 뚜렷해 101%로 낮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100%를 넘어 상환 위험이 우려됐다. 예적금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대출도 DSR이 각각 133%, 90%로 나타나 상환 리스크가 높았다. 특히 이들 대출은 70% 초과 고위험 DSR 비중이 모두 40%를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율은 둔화세를 이어갔다. 2018년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년도에 비해 75조1000억원 늘어난 5.9%로 2017년 증가율 7.6%(90조5000억원)보다 1.7%포인트 축소됐다. DSR 시행 이후인 2018년 11~12월의 경우 전 금융권 가계대출액은 14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 16조원 대비 1조5000억원(9%) 줄었다. 다만 부동산과 임대업 등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은 상호금융·저축은행권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가계부채 건전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위원장은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가계부채의 건전성이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다"며 "가계부채 리스크 요인인 가계부채 절대규모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부담 증가, 전세대출·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 모두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해 7월 기존 코픽스보다 0.27%포인트 낮은 새로운 대출 기준금리를 도입해 연간 최소 1000억원, 최대 1조원의 대출상환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상환부담이 커질 수 있는 취약차주에 특화해 올해 3월까지 월 원리금상환액이나 금리상승폭을 고정한 '금리리스크 경감형 상품'을 출시하고, 상반기 내에는 제2금융권에도 DSR 관리지표를 도입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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