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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문의 쇄도하는데… 국세청 상담전화는 '통화 중'

대표전화 '126' 통해 상담 시도
40여분간 8차례 전화 걸었지만 상담사와 연결 실패 결국 포기
연말정산 대상자 1800만명에 ..국세청, 상담사 600여명 배치
상담 편의 제공에 턱없이 부족

#. "관련 상담이 많아 통화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직장인 이모씨(29)는 연말정산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생겨 상담 대표전화인 '126'을 통해 세무 상담을 받으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40여 분간 8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상담사와 연결에 실패한 것이다. 이씨는 "통화 대기를 하고 있어도 '잠시 후 이용해달라'며 끊기기 일쑤"라며 "1월에 상담이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데, 대비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불만을 표했다.
연말정산 문의 쇄도하는데… 국세청 상담전화는 '통화 중'


■40분 통화시도, '상담 실패'

연말정산 시기가 돌아왔지만 국세상담센터의 126상담 전화는 연일 불통이다. 관련 상담 수요가 폭주하고 있으나, 센터가 이를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연말정산에 대비, 예비 인력을 포함해 600여명의 상담사를 배치했다. 이는 평상시의 20배가 넘는 인원지만 1800만명에 달하는 연말정산 대상자의 상담 편의를 제공하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연말정산이 시작됐지만, 국세상담센터를 통한 상담 전화 연결이 어려워 대상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국세청은 연말정산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납부서비스(홈택스)' 등과 관련, 각종 문의는 126을 이용할 것을 홍보했다. 그러나 관련 문의가 폭주하면서 정상적인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연말정산 대상자는 약 18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일례로 한 직장인은 평일 오후에 126 국세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연말정산 문의를 시도했으나, 상담 대기 3분여 뒤 '연결이 지연되고 있으니 잠시 후 이용해달라'며 전화가 자동으로 끊겼다.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결과는 같았고, 결국 상담 세무사 연결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카페 등지에도 '오랜 시간 걸려 연결에 성공했더니 상담 시간이 지났다며 끊겼다', '전화 할 때마다 대기가 100명이라며 종일 연결이 힘들다' 등의 불만 글이 올라왔다.

■"당국차원, 인력 할당 고민해야"

국세청 측은 연말정산에 대비해 평상시보다 가용 인력을 크게 늘리고 상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대응에 어려운 점은 있다고 토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평상시 국세상담센터에는 30여명의 상담 세무사가 배정돼 있다. 여기에 연말정산 관련 상담에 대비해 외주 인력 200여명을 충원하고, 일선 세무서 직원을 400여명을 별도 교육해 예비 요원을 선발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그간 (인력 확충에 대한) 건의를 이어 왔으나 협조 등이 필요해 힘든 점이 있었다"며 "인원을 확충해 대응 중이나 (연말정산 대상자가) 1000만명이 넘어가는 만큼 (상담 불편은) 다소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5일까지는 부가가치세 자진신고 기간이 겹치면서 관련 문의가 폭증한 것으로 국세청은 분석했다.
2월 들어서는 문의가 분산되면 상담이 원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상담 전화가 납세자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불편이 있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국내 세무 상담 인력은 스웨덴 등과 비교하면 아주 적으며, 이는 세무조사 인력에 치중하는 국세청 인사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며 "세법이 너무 복잡해 관련 문의가 많기 때문에, 임시직보다는 국세청 차원의 인력 할당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