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YHN
평일 일과가 끝나면 병사가 부대 밖으로 외출할 수 있는 제도가 지난 1일 전면 시행됐다. 그런데 사병외출 첫 날, 경기 동두천 지역의 피시방 업체들이 가격 30%를 인상하는 가격담합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지역의 상인들은 인근 지역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유지되다 7~8년 만에 올린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3일 동두천 시청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1일 지역 PC방 업체들의 가격 담합 신고가 들어온 게 사실이다“면서 ”시청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병사들의 편안한 외출 활동을 보장하고 지역 상인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병사들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하고, 작전 및 훈련 준비 등을 위한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평일 일과 후 외출`을 전면 허용했다.
병사들의 평일 외출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4시간이다. 군사대비 태세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단결 활동, 일가친지 면회, 병원진료, 자기개발 및 개인 용무 등의 목적으로 월 2회 이내로 외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기 북부 파주시, 동두천시,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 양구 지역 등 군사시설이 많은 지역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며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이번 평일 외출제 시행으로 각 지자체들은 하루 1000~5000명 가량의 병사가 외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제도 시행 첫날 동두천에서 지역 PC방 업체들이 담합해 가격을 일시에 한 시간당 1000원에서 1300원으로 30% 인상했다. 이 같은 내용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에 공개되며 논란이 됐고, 결국 시청에까지 신고됐다.
지난 1일 동두천 지역의 피시방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다는 알리는 안내문./사진=페이스북 ‘군대나무숲’ 페이지
1일 페이스북 ‘군대나무숲’ 페이지에는 동두천 미2사단에서 카투사로 복무하고 있다는 현역 군인이 지역 상인들이 가격 담합을 통해 가격을 인상했다는 글과 사진을 함께 올라왔다.
글쓴이는 "군인에게 배려할 생각을 해야지, 쥐꼬리만 한 월급 받고 나라를 위해서 복무 중인 군인들을 등쳐먹는 것이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심지어 가격을 올린 사유도 '동두천 지역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포장해 놓고, 모든 피시방마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같은 문구를 붙여 놓은 걸 봐서 군인들 등쳐먹으려고 담합을 한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시청은 이 같은 병사들의 신고를 받고, 이날 최 용덕 시장의 주재로 각 부서 담당자가 모이는 긴급 대책회의를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문화관광 담당자는 지역 상인들의 말인 인용해 설명했다. 그는 “지역 상인들도 곤욕스러운 입장이다”면서 “작년부터 요금 인상 얘기가 나오고 있던 와중에 공교롭게 시기가 이렇게 됐다. 이 지역 PC방들은 지난 7~8년 동안 요금을 동결해 왔다. 요새 알바비도 오르고 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근 도시들은 1700원이다. 양구·철원도 1500원 정도로 동두천은 이제 1300원 된 거 아니냐고 하더라”면서 “본인들은 ‘군인들 상대로 피를 발아 먹는다는 시선을 받는다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즉 동두천은 그동안 저렴한 측에 속하는 시간당 이용요금 1000원을 유지해오다 이번에 300원을 올려 1300원을 된 것이며, 이는 인근 지역에 비해 여전히 싼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업체들이 하필 사병의 외출을 허용하는 첫날에 가격을 올리면서 논란을 자초한 셈이 됐다.
이와 관련, 시청 관계자는 “동두천시에서는 병사들이 외부로 가지 않고 시에서 편안하게 머무르다 부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역 상인들과 중재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피시방 및 숙박, 요식업 상인회 측에 가격 인상에 논의를 최대한 미루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군인을 상대로 하는 영업에는 할인을 해줄 수 있도록 방법을 최대한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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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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