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조창원 특파원】지난해 중국내 '가짜 광견병 백신' 사태에 이어 올 초 또 대형 의료 사고가 터졌다. 중국에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오염된 혈액제제가 대량 유통돼 환자들에게 투여된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6일 밤 홈페이지에 긴급 발표문을 올려 상하이신싱의약이 만든 정맥 주사용 면역글로불린이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보고가 접수돼 해당 제품 사용을 중단시켰다고 발표했다. 또 이미 주사제를 맞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전국 의료 기관에 지시했다.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면역글로불린은 백혈병 환자 등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 투여되는 혈액제제다. 상하이신싱의약은 국영업체인데다 중국 혈액제제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업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해당기업에 조사팀을 급파해 생산을 중단시킨 채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HIV에 오염된 면역글로불린의 양이 얼마인지, 문제의 제품이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투여됐는지 등은 비공개에 부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에 HIV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 제품과 같이 만들어진 제품이 50㎖짜리 병 1만2229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발생한 '가짜 광견병 백신' 사태는 중국 국민들의 큰 분노를 낳으면서 중국 지도부에게도 큰 정치적 부담이 된 바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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