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의 만남으로 원하는 것 파악
앞으로 주고받을 부분 정리할 듯
실질적 비핵화 결과 나올지 주목
개성공단 재가동 해법 논의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성공단 폐쇄 3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공단 정상화와 생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권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문제가 진전되면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15일을 남겨두고 있다. 북·미 양측은 워싱턴, 스톡홀름, 평양 등에서 직접 얼굴을 맞대고 앉아 서로의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이들은 추가로 실무선에서 만남을 가져 정상회담의 완성도를 높일 전망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용인할 만한 수준의 결론을 내기 위해 남은 기간 밀도있는 대화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文 대통령 "평화경제 시대 열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아직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가 과연 잘될까라는 의구심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 관계, 한반도 평화체제를 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진전시키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미국과 대화에 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특유의 '살라미 전술'을 통해 대북제재 완화라는 과실만 따먹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종전선언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우리 민족의 목표에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실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지난 6~8일 평양에서 북·미 실무회담을 갖고 돌아온 뒤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북·미는 앞서 지난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마주 앉았다. 이후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난 바 있다.
북한과의 만남 이후 미국은 줄곧 긍정적 분위기를 전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의 경우 최초의 회담이라는 것 외에 내용 면에서는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2차 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자세가 좀 더 조심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어떤 식으로든 실질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美, 빅딜-스몰딜 '갈등' 해소 관건
세 번의 만남을 통해 서로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파악한 북·미는 앞으로 추가 접촉을 통해 어떤 것들을 주고받을지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미는 조만간 아시아 지역에서 추가로 실무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북·미 대화가 서로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서로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빅딜'과 '스몰딜' 사이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스몰딜이란 북·미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를 주고받는 형태의 거래를 의미한다. 영변 핵시설 폐기 또는 동결, 핵리스트 신고, ICBM 폐기 등 광범위한 내용을 대북제재 완화나 종전선언 같은 것들과 교환하는 빅딜과는 무게감 면에서 차이가 크다.
그러나 북한과의 직접대화 당사자인 미국은 무엇보다 국내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협상이 다소 용이한 스몰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것이다. 일단 평양에서 실무회담을 하고 온 비건 특별대표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미국과 우리 정부 간에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입장의 차이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한풀 꺾인 상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유리하게 협상을 끌고 가기 위해 본인들의 카드를 일찍 꺼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ICBM만 처리하고 핵문제를 덮어버리는 거래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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