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행위를 한 범죄자에 대해 가명으로 쓴 신고자의 진술서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모씨(56)의 상고심에서 벌금1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진씨는 2017년 7월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원과 성폭력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그는 "자신을 신고한 시민이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가명을 사용했는데도 1심이 진술서에 대해 증거능력을 부당하게 인정했다"며 주장했다.
2심은 법에 따라 가명 진술서도 유죄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심은 "특정범죄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진술자의 인적사항 기재를 생략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가명으로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해서 곧바로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공연음란죄도 성폭력처벌특별법상 성폭력범죄에 해당하므로 신고자에 대해 가명조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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