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에너지 굴기'가 거침없다. 우리나라 서해에 면한 해안을 따라 원전을 빼곡히 짓고 있는 중국이다. 세계 태양광 시장도 석권하려는 기세다. 미국은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 추가 관세까지 부과했었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중국이 인류 첫 우주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도전한다. 지상 3만6000㎞ 정지궤도에서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생산한 뒤 지상으로 전송하는 설비다. 중국 과기일보는 19일 작년 12월부터 이를 위한 시뮬레이션 기지를 충칭시에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표면과 달리 구름이나 대기로 인한 일조량 손실이 없는 게 장점이다. 송배전 시 주민 갈등도 걱정 없다. 태양광 에너지를 마이크로파나 레이저로 전송해 지상에서 전기로 변환하는 방식이라서다.
'꿈의 에너지원'인 우주 태양광을 먼저 주목한 선진국도 적잖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30년까지 1GW급 태양광 위성을 올릴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은 민간기업들이 더 적극적이다. 미국 에너지기업 PG&E는 벤처기업 솔라렌이 2025년께 적도 궤도에 띄워 상용하려고 하는 위성을 통해 200㎿의 전력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미·일·유럽이 멈칫거리는 사이 우주 기술을 축적한 중국이 이번에 2030년까지 1㎿ 우주 태양광발전소 건설이란 회심의 카드를 내민 셈이다.
각국이 우주 태양광에 눈을 돌리는 까닭은 4차 산업혁명기에 전력수요는 대폭 늘어나지만, 화전이나 원전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진흥이 벽에 부딪히고 있어서다.
19일 니어재단 포럼에서 정용훈 KAIST 교수가 제시한 통계를 보라. 최근 세계적으로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비중은 5.1%에 그쳤다. 낮은 경제성에다 토지 과소비로 인한 환경 파괴가 걸림돌이란 얘기다. 그래서 정부의 에너지 전환계획이 뒷걸음질하는 느낌이다. 주요국이 미래의 '에너지 안보'를 지킬 게임 체인저로 우주 태양광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 우리는 전국 곳곳의 푸른 숲을 베어내고 태양광 패널로 덮으려는 판이니….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