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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반등 60달러 돌파.. ‘반도체 부진’ 타격입은 수출 숨통 트일까

OPEC 감산에 두바이유 상승

유가 반등 60달러 돌파.. ‘반도체 부진’ 타격입은 수출 숨통 트일까


배럴당 50달러대 초반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며 6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단기적으로 보면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을 크게 개선시키며 우리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수요 확대가 아닌 공급 축소에서 발생한 만큼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월말 기준) 1월 가격은 배럴당 61.37달러를 나타냈다. 전달(배럴당 52.35달러) 대비 17.2% 상승한 것이다. 이달에도 두바이유 가격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두바이유는 지난 21일 기준 배럴당 66.67달러까지 올라온 상태다. 빠르게 하락하던 국제유가가 상승 반등한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이행과 같은 공급 차원에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OPEC 회원국들의 원유생산량은 하루 평균 3081만배럴로 전월 대비 약 79만7000배럴 감소했다. 이는 목표치인 80만배럴 감산에 근접한 수치로, 2년 만에 최대 폭이다. 특히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1월 원유생산량은 전월 대비 약 35만배럴 감소했다.

현 시점에서 국제유가 하락은 우리 수출에 긍정적이다. 유가 인상으로 우리 정유 및 석유화학 업체의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정유 및 석유화학 업종의 실적개선은 세계 반도체 시장 부진으로 우리 수출에 가해지고 있는 하방압력을 상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실제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각각 1.2%, 5.8%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두 달 연속 감소는 2016년 9∼10월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7% 감소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가가 많이 올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업체 실적개선에는 도움이 된다"며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유가 인상이 수출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유가 상승에 의한 수출지표 개선 가능성은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근본적으로 유가 상승이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유가 인상의 원인이 수요 측에서 나타나야 한다. 현재 세계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중국 경제부진 △금융긴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불확실성 높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유가 상승 원인이 수요 측면에서 나타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