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주시 한림읍 금릉리 해안서 사체 발견…올 들어 6번째
포획 흔적 없고, 수온상승→연안 먹이활동→그물 혼획 영향 커
24일 제주시 금릉리 바닷가에서 12일 가량 된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 보호종 '상괭이' 사체가 발견됐다. 사진=제주해경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최근 제주도 바닷가에서 멸종위기 보호종 돌고래인 '상괭이' 사체가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24일 오후 1시 20분께 제주시 한림읍 금릉리 바닷가에서 상괭이 사체 1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올 들어 6번째다.
이날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된 상쾡이 사체는 몸길이 145cm에 무게가 40kg가량 되고, 불법 포획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는 "발견된 상괭이는 죽은 지 12일 정도 경과한 것으로, 해상에 표류하다 해안가로 밀려와 갯바위에서 발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상괭이 사체를 한림읍사무소 인계했다"며 "돌고래는 국제 보호종인 만큼 바다에서 부상당한 것을 발견하거나 조업 중 그물에 걸렸을 때에는 조속히 구조될 수 있도록 해경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9일과 10일에도 상괭이 사체가 제주도 바닷가에서 발견됐다. 9일에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바닷가에서 몸길이 145cm의 상괭이 사체 2구가, 10일에는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와 구좌읍 해녀박물관 앞 바닷가에서 몸길이가 각각 170cm와 110cm인 상괭이 사체 2구가 발견됐다.
또 지난 1월 26일에도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바닷가에서 몸길이가 각각 137㎝와 140㎝의 상괭이 사체 2구가 발견됐다. 같은 날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바닷가에서도 140㎝의 상괭이 사체 1구가 발견됐다.
상괭이 그물 탈출장치 원리. 자료=국립수산과학원 제공
■ 국립수산과학원, 상괭이 보호 위한 안강망 탈출장치 연구 '성과'
상괭이는 이른바 '작은 돌고래'로 최근 그물에 갖혀 죽는 일도 잦다. 수심이 얕은 우리나라 서해·남해 연안과 동해 남부에 살고 있다. 조선시대 어류학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상광어'와 '해돈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얼굴 모양이 사람이 웃는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웃는 돌고래'라고도 부르고 있다.
상괭이는 개체 수가 줄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보호종이며, 국내에서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돼 있다.
한편 상괭이가 최근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되는 것은 수온 상승으로 제주 연안으로 서식처를 옮긴 데다, 어민들의 조업활동이 증가와 함께 먹이활동에 나선 상괭이가 그물에 혼획 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상괭이는 보통 1분에 2~3차례 물 위에 올라와 호흡하고 최장 4분까지 잠수하지만, 그물에 걸리면 죽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2016년부터 상괭이 탈출장치를 연구해온 국립수산과학원은 안강망 어구에 갇힌 상괭이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주는 탈출장치 유도망의 적절한 그물코 크기가 300~370㎜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유도망에 적정 그물코 크기가 적용되면 상괭이를 보호할 수 있고, 어획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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