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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의 힘' 오세훈, 김진태 누르고 한국당 전대 2위

'여론조사의 힘' 오세훈, 김진태 누르고 한국당 전대 2위
오세훈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가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9.2.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吳, 국민 여론조사 '50.2%'…黃 37.7%
吳 "생각보다 기대 높아…무거운 책임감 느껴"

(고양=뉴스1) 이균진 기자 = 오세훈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가 압도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7일 전당대회에서 2위를 기록했다. 당 대표에 선출되지는 못했지만 민심은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4만2653표(31.1%)를 얻어 황교안 후보(6만8713표·50%)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김진태 후보는 2만5924표(18.9%)로 3위를 기록했다.

한국당 전당대회는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대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70%)와 국민 여론조사(30%) 합산으로 결정됐다. 당초 태극기 부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김 후보가 오 후보와 2위를 놓고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선거 결과에는 큰 영향은 주지 못했다.

오 후보로서는 2위라는 결과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기간 동안 '중도 확장'과 '탄핵 극복'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실제 오 후보는 '중도 확장'을 두고 TV토론회에서 황 후보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 후보의 메시지는 당심을 흔들지 못했지만 민심은 흔들었다는 평가다. 실제 오 후보는 3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50.2%(2만690표)를 기록했다. 황 후보는 37.7%(1만5528표), 김 후보는 12.1%(4969표)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오 후보가 황 후보의 대세론을 꺾지는 못했지만 차기 총선에서 확장성 이슈를 이끌면서 중도·보수 개혁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오 후보의 메시지가 당심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황 후보 역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외연 확장을 강조해 '중도 확장'이라는 메시지가 오 후보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권역이 선거인단의 절반 이상 차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당원들로서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직을 사퇴하면서 보수의 붕괴에 단초를 제공하고, 박원순 현 시장에게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3위를 기록하면 차기 행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오 후보가 파괴력이나 잠재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국민의 기대가 떨어질 경우, 대선주자급으로 움직이던 오 후보에게는 저해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심에서 앞선 점이 차기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오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에 대한 기대가 생각보다 높아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전당대회를 보면서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당의 모습을 생각하는 당원이 많았던 것 같다. 가슴속에 새기고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도록 책임감을 갖고 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