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제주도 “특수배송비 2500원~5000원, '바가지' 아닌가?”

한국소비자원과 과다 책정여부 실태조사 나서
제도 개선안 마련…국토교통부·공정위에 건의

제주도 “특수배송비 2500원~5000원, '바가지' 아닌가?”
택배업체 물류센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도민들이 과다하게 부담하고 있는 특수배송비에 대해 적정 산정을 위한 제도 개선에 본격 나섰다.

도는 오는 28일부터 4월30일까지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도서·산간지역 특수배송비 공동조사를 실시한다.

특수배송비 부담 경감은 민선7기 원희룡 도정의 공약사항이다. TV 홈쇼핑과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국내 택배시장 규모가 매년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제주도는 섬이라는 이유로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한다는 특수 여건 때문에 특수배송비 형태로 2500원~5000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제주도를 비롯해 도서지역에 과도하게 책정되고 있는 특수배송비 적정 산정 과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도서지역이나 산간벽지에 택배 물품을 배송할 때, 추가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고객이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지금처럼 일정 기준 없이 택배업체에 의해 자율적으로 책정된 특수배송비는 정부에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은 택배사, TV 홈쇼핑, 온라인쇼핑 등에서 부과하고 있는 특수배송비다. 조사대상 지역은 제주도를 비롯해 경기도 강화도·연평도, 경북도 울릉도, 전남도 완도·흑산도, 경남도 욕지도, 전북도 선유도다.

제주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 적정 추가배송비 산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타 지자체와 연계해 생활물류 서비스 수준이 낮은 지역의 격차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안을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 쇼핑몰과 택배 업체별 특수배송비 요금을 소비자단체 등과 조사해 홈페이지 등에 공표하고, 온라인 쇼핑·택배 업체 간 가격인하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장문봉 도 통상물류과장은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특수배송비를 부담하는 것은 맞지만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비용이 산정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은 지난해 3월 도서·산간 지역의 과도한 택배 이용료를 개선하기 위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화물을 집화, 분류, 배송하는 형태의 택배사업자는 원가계산서 등을 첨부해 운임 및 요금을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택배 이용료는 사업자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어 적정하게 산정되고 있는지 논란이 계속돼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