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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합석한 청소년..술 안 마셔도 업주 과징금 물까?

술자리 합석한 청소년..술 안 마셔도 업주 과징금 물까?
사진=픽사베이

음식점에서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지 않은 채 술자리에 합석했다는 점만으로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을까?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단독 배윤경 판사는 음식점 운영자 A씨가 서울 용산구청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과징금 부과는 정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난해 2월 A씨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성인 여성 손님 2명이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B씨(당시 18세)가 테이블에 합석했다.

음식점 종업원은 앳된 외모의 B씨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했으나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그대로 넘어갔다.

공교롭게도 5~6분 뒤 경찰관이 음식점에 들어와 현장을 적발했고, A씨는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같은 이유로 용산구청도 117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A씨는 “B씨가 술자리에 합석하기는 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으므로 주류를 제공한 것이 아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청소년이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해도, 주류를 받은 테이블에 합석했음에도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재도 하지 않았다면 주류를 제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당시 그 청소년이 주류를 실제 마셨는지 아닌지에 따라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A씨는 B씨 일행이 의도적으로 단속을 유도한 것이 의문스럽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단속까지 시간이 있었고 홀 서빙 직원도 두 명이나 있었다. 어려 보이는 외모의 청소년이 일행들과 사진을 찍으며 술잔을 입에 대기도 하는 등 곧바로 신분증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