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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눈덩이' 공공기관 재무 악화 우려에도 올해 53조 투자

39개 기관 491조8000억.. 재정건전성 관리방안 필요
채용규모 2만5000명 이상

올해 공공기관들이 5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39개 관리대상 공공기관 집계치다. 문재인정부 정책방향이 일자리, 복지 부문에 대한 지출확대에 맞춰지고 경기부양 방침까지 가미되면서 투자규모가 확대됐다. 하지만 이들 공공기관은 2022년이면 부채규모가 5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공공부문 재무건전성이 느슨해지는 것을 우려하면서 재정건전성 관리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사회간접자본(SOC)·에너지 분야 주요 공공기관(39개 관리대상 공공기관)의 투자계획을 53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주요 공공기관 투자 예상실적(43조5000억원) 대비 9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사전 출자 협의를 신속히 추진하고, 예비타당성(예타)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공공기관의 투자 집행을 지원키로 했다.

올 초 개정한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 운용지침' 개정을 통해 예타 정기 신청 횟수를 연 2회에서 3회로 확대하고, 사업 유형별 예타조사 원칙과 방법 등을 다양화했다. 공공투자 확대를 통해 부진한 내수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다만 공공기관들의 부채규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2018~2022년)상 올해 39개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는 49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480조8000억원)보다 11조원 늘어난 규모다. 사업 확대와 투자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는 2020년 506조2000억원, 2021년 520조6000억원, 2022년 539조원으로 불어나 5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올해 중점 투자 계획으로 밝힌 SOC,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의 부채난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130조4000억원에서 2022년 150조4000억원으로 20조원 불어나 증가액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공사는 59조2000억원에서 75조3000억원으로 16조1000억원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33조9000억원에서 37조2000억원으로, 한국도로공사 29조3000억원에서 34조7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채 비율은 한국전력이 108%에서 136%로, 한국수력원자력은 139%에서 153%로, 한국도로공사는 81%에서 87%로 더 악화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 악화에도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신규채용 규모를 기존 2만3000명에서 '2만5000명+α'로 늘리고, 공공기관 혁신제품 시범 구매도 지난해 268억원에서 올해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부채증가 등을 감안하면 공공기관들의 경영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