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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경고에도 中과 손잡는 유럽 국가 늘어, 몰타도 관심

美-EU 경고에도 中과 손잡는 유럽 국가 늘어, 몰타도 관심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오른쪽)와 에드워드 시클루나 몰타 재무장관.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섬나라인 몰타가 이달 이탈리아에 이어 중국의 유라시아·아프리카 대륙 개발사업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몰타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지속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문제와 경제적 이득은 별개라며 중국과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주장했다.

에드워드 시클루나 몰타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일대일로에 대해 "특정한 편견"으로 좋은 사업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특정 국가의 정치적 혹은 다른 야망을 조심해야 하지만 그것이 삶이다"고 말했다. 시클루나 장관은 "조심해야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한 편견이나 누군가의 압박 때문에 모든 사업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작은 나라일수록 생존과 경쟁력을 위해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국가들의 일대일로 참여는 이달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가 돌연 참여를 선언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앞서 그리스와 헝가리, 세르비아 등은 이미 일대일로 사업에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8일 발표에서 "일대일로는 사회기반시설을 연결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중국과 양해각서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미국의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과의 협력이 장기적으로 이탈리아의 명성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집행위원회도 11일 발표한 전략보고서에서 중국을 5세대(5G) 통신 등 주요 산업에서 "경제적 경쟁자"로 지목하고 회원국들이 일대일로 협력 과정에서 EU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클루나 장관은 일대일로 사업이 아직 "매우 민감하다"며 "확실히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우리는 주권국이기에 우리의 이익부터 먼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재무담당 집행위원은 CNBC를 통해 "EU는 연방국가가 아니다"라며 회원국의 자주권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자산과 협력관계 면에서 좋은 상대지만 너무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