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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버닝썬 게이트

'게이트'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사건이 커졌다. 클럽 직원의 단순 폭행사건으로 시작된 버닝썬 사태가 대형 게이트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연예인, 마약, 탈세, 성접대, 몰카 등 대중의 귀가 번쩍 뜨일만한 사건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엮여 나오면서다.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승리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 외에도 몇몇 연예인의 이름이 더 거론되면서 이번 사건은 메가톤급 연예 스캔들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승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된통 혼쭐이 났다. 성접대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YG는 카카오톡 문자가 조작됐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주가도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11일 경찰이 승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정식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YG 주가는 코스닥 상장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며 크게 흔들렸다. 12일에도 전일대비 3.36%가 하락하면서 이틀만에 1000억원 넘게 주가가 빠졌다.

'승리 라멘집'으로 알려진 일본 라멘 프랜차이즈 '아오리의 행방불명(아오리라멘)'도 손님이 뚝 끊겼다. 전국에 50개 가까운 매장을 두고 있는 아오리라멘은 월 평균 2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나올 만큼 장사가 잘 됐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사건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은 물론 일부 뿔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어 매출이 이번 사건 이전으로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승리 때문에 잘됐던 장사가 승리 때문에 망하게 생겼다.

스타급 연예인이 직접 사업을 하는 경우 그 사업체는 스타의 부침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되게 마련이다.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중국 스타 판빙빙은 영화사와 기업관리자문사를 직접 운영했지만 탈세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사업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애지중지하던 영화사에선 대표직을 내놔야 했고, 자문사 지분은 처분해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미지를 망치면 사업도 망하게 되어 있다. 그런 단순한 사실을 이번 사건이 다시 알려주고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