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코일섬유 개발, 최창순 DGIST 선임연구원
전기 통하는 고탄성·다기능 섬유
늘어나는 정도 이용해 센서로 사용
제품 상용화땐 다양한 분야서 활용
"이번에 연구개발한 슈퍼코일섬유로 입는 센서를 개발해 소방관, 광산이나 지하공동구 같은 막힌 공간에서 일하는 분들이 유독가스 등 위험상황을 빨리 인식해 대피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최창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스마트섬유융합연구실 선임연구원(사진)은 14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연구개발 성과물이 좋은 곳에 쓰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 선임연구원은 늘어나면서 동시에 전기가 통하는 고탄성·다기능 슈퍼코일섬유 개발 논문을 공개한 바 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월 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에너지소재 분야에서 주요논문으로 선정됐다.
최근 섬유를 활용해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전자제품을 개발하는 1차원 도체 R&D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생체센서, 이식 가능 미세디바이스 등 다양한 소자분야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어 연구 관심도가 높은 분야다.
슈퍼코일섬유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 슈퍼코일섬유는 탄소나노튜브로 둘러싼 스판덱스 섬유를 꼬아서 마치 전화기 선처럼 자신의 원래 길이보다 16배까지 늘어날 수 있는 특성을 갖췄다. 이와 함께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슈퍼캐패시터 개발이 가능하다. 또 많이 늘어나면서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서 저항이 조금 바뀌게 만들 수 있다. 저항이 변하는 것을 정확하게 측정해 어떤 재료든지 늘어나는 정도를 이용해 센서로 쓸 수 있다.
최 선임연구원은 "섬유니까 옷을 만들어 가스가 누출되면 옷에서 불이 켜지거나 소리가 나오게 해서 사람에게 경고를 주는 식의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슈퍼코일섬유는 이외에도 로봇팔과 그 외골격 또 고도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전자회로 등 여러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선임연구원은 슈퍼코일섬유 개발에 성공했지만 제품 상용화까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이 섬유에 사용한 탄소나노튜브가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았다. 탄소나노튜브를 대체할 재료를 찾는 것이 급선무. 그는 "대체재료만 찾으면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지도 않다. 그냥 꼬면 된다. 스판덱스 섬유도 다 상용화돼 있기 때문에 충분히 상용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 선임연구원은 연구 초기에 섬유의 구조를 어떤 식으로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많은 교수들이 자기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존 로저스 박사는 금속전극을 만드는 데 뱀꼬리 모양처럼 독특한 구조로 만드는데 저는 DNA 구조를 보고 모방했다"고 말했다.
DNA 사진을 보면 세포의 제한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유전적 정보를 넣기 위해서 아주 심하게 꼬여 있다. 슈퍼코일이라는 용어도 본래 DNA 쪽에서 많이 쓴다. 그는 "내가 생물 쪽에 많은 지식은 없지만 DNA 구조를 보고 실을 만들 때 적절한 재료로 잘만 만들면 엄청 꼬아도 끊어지지 않고 저런 구조가 되지 않을까 하고 실험을 한 건데 딱 맞아들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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