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영업 프랜차이즈의 명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점포, 6년새 1.5~2배 가까이 증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연매출, 일반 음식점보다 4400만원 많아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가맹점포수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프랜차이즈는 안정적인 창업에 버팀목이 됐지만, 오히려 갑질 산업체라는 오명에 최근 시달리고 있다. 가맹점의 급성장 속에서 벼락부자가 된 오너들의 일부 갑질 등이 문제가 됐다. 높은 납품가 갑질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원가 공개를 추진하자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근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 파이낸셜뉴스는 '프랜차이즈가 자영업 회생 불지핀다'라는 시리즈를 통해 프랜차이즈의 급성장과 명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점포수는 매년 늘어나, 줄어드는 자영업 점포수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자영업의 위기 속에서 프랜차이즈는 양적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및 점포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6년 사이에 프랜차이즈 브랜드 및 가맹점포수는 1.5~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012년 브랜드 2246개·점포수 7만2903개였던 게 지난해에는 브랜드 4567개·점포수 11만7202개로 크게 늘었다. 전체 음식점 가운데 프랜차이즈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증가는 비가맹 창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만난 비가맹 음식점주 상당수는 거대 프랜차이즈에 소비자를 빼앗기고 있다고 호소한다.
대전에서 일본식 덮밥 집을 운영하는 유모씨(42)는 근처에 프랜차이즈 점포가 입점한 뒤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해당 프랜차이즈가 같은 메뉴 기준 평균 3000원가량 가격이 비싸지만 손님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유씨는 "우리 가게에서 8000원 정도 되는 메뉴랑 비슷한 게 저기(프랜차이즈)에선 1만1000원"이라며 "치열하게 준비했고 손님들에게 물어봐도 우리 음식이 맛있다고 하던데 고객은 저쪽이 훨씬 많으니 답답하다"고 불평했다.
실제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은 일반 자영업 음식점보다 월등히 높다. 창업 성공률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창업한 프랜차이즈와 비프랜차이즈 점포 생존율은 2014년 기준으로 각 73%와 58.4%를 기록했다. 상당수 업계 관계자는 생존율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매출액을 분석하면 비프랜차이즈의 도태는 더욱 두드러진다. 통계청의 지난 2017년 집계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 프랜차이즈 가맹 음식점과 일반 식당 간 연간 매출액 차이는 4400만원에 달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 점포당 연간 매출액은 2억2200만원이었지만 비프랜차이즈 음식점은 1억7800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무한리필 고깃집 프랜차이즈를 창업한 박모씨(44)는 "다른 업종을 하다 상황이 어려워지며 가게를 접었는데, 무한리필이 흥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며 "일반 고깃집에 비해 장사가 잘 되는 건 사실이지만 프랜차이즈도 속사정을 보면 크게 남진 않는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이윤이 자영업보다 높음에도 만족도가 낮은 건, 본사의 관리감독을 따라야 하고 약정된 재료를 사용해야 해 마진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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