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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지금보다 10% 더 떨어지면 3만2000가구 보증금 반환 못한다

한은, 전세시장 상황 및 영향 점검
올 거래량 52%가 2년전 가격 이하

전셋값 지금보다 10% 더 떨어지면 3만2000가구 보증금 반환 못한다

올 들어 전국 아파트 중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곳이 52%에 이르고, 지방의 경우 60.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전세가격이 지금보다 10% 더 떨어지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도 3만2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최근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에 따르면 올해 1~2월 거래된 아파트 중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곳이 52%에 이르고 서울지역은 28.1%가 하락했는데 이는 2017년 10%보다 18.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방의 경우 2017년 35.8%에서 올해 1~2월 60.3%까지 큰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올해 1~2월 전세가격이 하락한 아파트의 절반(25.3%)가량은 10% 미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전세가격이 10%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92.9%의 임대가구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로, 5.6%의 가구는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보증금 반환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1.5%의 가구(3만2000여가구)는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 가구의 반환 부족자금 규모는 2000만원 이하가 71.5%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2000만~5000만원은 21.6%, 5000만원 초과는 6.9%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임대가구의 재무상황과 보증금 반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데다, 전세자금대출도 우량차주 비중이 높아 대출 부실 가능성은 낮다"면서 "만약 부실화되더라도 보증부로 취급되고 있어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전세자금대출의 약 98%가 보증부 대출이다.

다만 대출 관련 신용위험이 특정 보증기관으로 이전될 가능성은 있다. 아직까지는 3개 보증기관의 보증공급 대비 대위변제 발생 비율이 1% 미만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재무건전성도 대체로 양호하지만 최근 보증사고 증가로 대위변제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