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지자체 절반씩 관할
서구, 문화광장 조성하려 하지만 중구는 기존처럼 운영하길 원해
부산 서구 충무동과 중구 남포동 경계에 있는 자갈치 공영주차장 활용방안을 두고 부산 서구청과 중구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 서구청은 남포동 자갈치역 4번 출구 자갈치 공영주차장 부지를 철거하고 이곳을 친수문화광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부지 절반의 관리권을 갖고 있는 중구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하지만 중구청은 주차장을 기존대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서구청이 이곳을 철거하기로 한 이유는 지은 지 20년이 지난 이 주차장이 노후 철골구조물로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여겨져 온 데다 1층이 중구의 청소차·도로관리차 주차장과 건설자재 적재장으로 사용되면서 도시 관문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서구청은 주차장 약 2500㎡ 부지에 사업비 20억원을 투입해 '충무공 친수문화광장'을 만들 계획이다. 주차장 일대 부지가 광복 이후 일본식 지명을 변경하면서 충무공의 시호를 따 '충무동'으로 이름 붙인 데서 착안했다. 이곳에 이순신 장군 동상을 건립하고, 공연·전시 공간과 해안전망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구청은 충무공 친수문화광장이 부산포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충절을 기리고, 인근 관광지를 찾는 젊은이들을 유인해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원 조성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중구청이 이 일대 주차난이 극심한 상황에서 대체 주차장 확보도 없이 당장 철거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구청은 지난달 28일 주차장 운영권을 위탁받은 입찰자가 사업성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하자 최근 긴급 재입찰 공고를 했다.
두 지자체가 협의하지 못할 경우 소송전도 우려된다.
해당 주차장 부지 중 서구 관할은 918.3㎡로 전체 부지 2052㎡의 약 45%를 차지한다. 이미 서구청은 지난달 중구청을 상대로 서구 관할 땅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부당이익 청구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주차장의 민간위탁 낙찰금액이 연간 14억3300만원으로 알려져 서구 관할 주차장 부지에 대한 점용료 및 부당이득금 반환액수는 상당할 것으로 서구청은 추산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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