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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지방선거, 집권당 대도시서 패배

득표율은 제1야당 제쳤지만 앙카라·이스탄불 등 내줘
외신 "에르도안 대통령 타격"

터키 지방선거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의개발당(AKP)이 수도인 앙카라를 비롯한 이스탄불 등 주요 대도시에서 패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체 득표율에서는 승리했지만, 주요 도시에서 밀려 30년 장기집권 야심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3월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터키 81개 주에서 광역시장 30명을 비롯해 시장, 구청장 등 총 1316명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실시됐다. 이날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AKP가 개표 90%를 넘어선 시점 기준 약 45%의 득표율로 30%를 얻은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을 제쳤다. 하지만 수도 앙카라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민심에 변화가 감지됐다.

앙카라 광역시장 자리는 25년 만에 CHP의 만수르 야바스 후보가 50.6%를 얻어 AKP 후보를 3.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경제 중심지인 이스탄불에서는 개표가 98.8%까지 완료된 가운데 AKP 후보인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와 CHP 후보가 400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박빙인 상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에서도 AKP가 승리했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에서는 패배를 인정했다.


외신들은 앙카라를 비롯해 주요 대도시에서 AKP의 패배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 같은 결과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임이 결정된 대선이 치뤄진지 9개월 만에 발생했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임을 통해 새로운 행정권력을 장악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결과는 터키 경제가 침체기에 빠진 이후 유권자들의 민심을 가리키는 바로미터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CNBC도 "이슬람 기반 AKP의 수도 앙카라에서 패배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상당한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