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靑 4.3보선 민심 경고에 국정 돌파구 찾기 '고심'

-민주당, 국회의원과 기초의원 등 당선자 없어
-인사참사 및 대변인 사태 등 선거 영향 미친듯
-野 공세 속 한미정상회담 반전 계기될지 '주목'

靑 4.3보선 민심 경고에 국정 돌파구 찾기 '고심'

4·3보궐선거가 진보와 보수진영의 '무승부'로 막을 내렸지만 청와대와 여당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은 물론 기초의원에서도 단 한명의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패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로서는 '인사 참사'와 김의겸 전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등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만큼 향후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4일 청와대는 전날 치러진 4.3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이렇다할 공식적인 언급 없이 덤덤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1승 1패면 당초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결과"라면서 "통영·고성은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강한 곳이다. 아무래도 여권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곳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로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라고 강조해온 야권의 프레임에 자칫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의미 부여를 자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이번 선거를 '중간평가'로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진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공세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미니 선거라고 해도 여당이 사실상 '무승'에 그친 점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께서 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하는 동시에 한국당에게는 무거운 숙제를 주셨다"고 총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번 재보선은 정부·여당의 오만에 대한 국민의 경고이자, 국민들은 한국당에는 새로운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며 "낮고 겸손하게 전진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험지'에서의 선전에 대해서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후보도 내지 못했던 통영·고성에서 30% 넘는 득표와 창원·성산에서 단일화 후보의 승리는 고무적"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다시 돌아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기고 다시 변화하는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가 의원들 사이에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로서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에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교착상태인 북한 비핵화협상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경우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도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 대화 재개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한미 간 공조 방안에 대해 깊은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