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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내부 '갈등폭발'..."孫 사퇴해야" "이제 갈라서자"

바른미래 내부 '갈등폭발'..."孫 사퇴해야" "이제 갈라서자"
국민의례 하는 손학규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 하고 있다. 2019.4.5 city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5일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이 폭발했다. 바른정당계는 손학규 대표를 겨냥해 "거취를 결정하라"고 직격했다. 반면 국민의당계는 "이참에 갈라서자"고 맞받았다.

당 내부에선 선거 참패에 대한 당혹감이 사라지기도 전에 "당이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의총서 이준석, 권은희 '손학규 사퇴' 촉구
바른미래당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었다. 평소 당 행사에서 보기 힘든 유승민·이언주 등 당에서 활동하는 26명 의원 중 23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정의당·자유한국당은 물론 민중당 후보에게도 밀리며 당이 4위로 선거를 마친 데 대한 책임론으로 흘렀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공개 회의에서 "예의는 없겠지만 양해해달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간고사를 완전히 망쳤다. 이 상태로는 (수권 정당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지도부는 즉시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해야한다"며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그것이 싫다면 최소한 재신임 투표라도 해야한다. 지도부는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수 많은 판단미스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 내부 '갈등폭발'..."孫 사퇴해야" "이제 갈라서자"
이준석 '최고위원직 미련 없어' (세종=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4.5 city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당이 추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서도 "손 대표 주변에 호남 인사가 많다고 해서 호남이 우리를 사랑하고 연동형에 공감하는 게 아니다"라며 "착각에서 벗어나야한다"고 했으며, 손 대표에게 막말을 한 이언주 의원을 당이 징계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바른정당계 권은희 최고위원도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손학규 다움, 손학규 방식에 대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며 "바른미래당은 변화가 필요하다. 이대로 가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며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 지도부들은 책임을 지고 '지금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아들여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찬열, "이참에 갈라서자" 폭탄발언
반면 국민의당계 의원은 "갈라서자"는 폭탄 발언을 하며 거칠게 맞받았다. 이찬열 의원은 "선거 결과는 선거 전략과 후보자와 아무 관계가 없다. 지지율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올라가느냐.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들을 하시는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떤 위원의 말처럼 자유한국당을 밀어주지 않고 우리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객지에서 한달 숙식한 당대표가 잘못한거냐. 소수 정당의 한계 속에서 어떻게든 우리당 존재감을 살리려고 한 원내대표가 잘못한거냐"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몇명 의원들의 내부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맨날 중도니 보수니 국민 관심도 없는 걸로 싸우는데 득표율 3.57%만큼 표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길을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은 뜻 맞는 사람들과 뭉쳐서 새 집을 짓고 끝없는 단결을 해야할 때"라고 했다.

김수민 의원은 "남은 선택은 하나다. 뭉치느냐 흩어지느냐, 바른미래당의 간판을 내릴 것이냐 말 것이냐가 문제"라며 "원칙은 심플하다.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바른미래 내부 '갈등폭발'..."孫 사퇴해야" "이제 갈라서자"
바른미래당 위원장들, 당 지도부 비대위체제 촉구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행동하는 바른미래당 위원장 모임 관계자들이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4.3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당 지도부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4.4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손학규, 당 균열 "단호히 대처"
손 대표는 사퇴론을 일축했다. 손 대표는 "아쉽고 쓰디쓴 패배가 아닐 수 없다.
이런저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 힘들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단결하면 내년 총선에서 양당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부 분열이 당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데 대한 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을 흔들려는 일각의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우리는 단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치개혁, 민생개혁의 길에 매진해서 창당 선언문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