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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서자" 소리까지 나온 바른미래당 의총

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에도 손 대표 사퇴 요구 일축
'막말' 이언주 당원권 정지 1년.. 총선 출마 위해 탈당 가능성 높아
바른정당계 연쇄 탈당 부를수도

"갈라서자" 소리까지 나온 바른미래당 의총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오른쪽)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위원장 송태호)는 이날 회의를 열고 손학규 당 대표에게 '찌질하다'는 막말로 논란을 빚은 이 의원에 대해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연합뉴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이 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폭발했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손학규 대표를 겨냥해 "거취를 결정하라"고 직격하는가하면 "이참에 갈라서자"는 분당을 시사하는 말까지 나왔다.

당 내부에서는 선거 결과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기도 전에 '당이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孫 나가라"vs"이참에 갈라서자"

이날 회의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한 수습을 놓고 당내 갈등이 분출됐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간고사를 완전히 망쳤다"며 "이 상태로는 (수권 정당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부는 즉시 전당대회를 준비해야한다"며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번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3.57% 득표율로 정의당·자유한국당은 물론 민중당에도 밀리며 4위를 기록한 데 대한 비판을 한 것이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국민들은 손학규 방식에 대해 '아니다'라고 했다. 이대로 가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면서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계에서는 "(바른정당계와) 이참에 갈라서자"는 폭탄 발언이 나왔다. 이찬열 의원은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길을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은 뜻 맞는 사람들과 뭉쳐서 새 집을 짓고 끝없는 단결을 해야할 때"라고 했다.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몇명 의원들의 내부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비공개 회의로 전환 뒤에도 상대 진영을 향한 성토는 계속됐다.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은 "현 지도부 체제를 종식시키고 새 출발을 하자"라고 했지만, 국민의당계 박주선 의원은 "총선 전에 당이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이 진짜 문제"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전 대표는 회의에 왔지만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孫사퇴 일축…당은 가시밭길

손 대표는 이에 "쓰디쓴 패배가 아닐 수 없다"면서도 "당을 흔들려는 일각의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앞으로도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선거법 및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안건의 신속처리)을 놓고 내부 갈등이 표면화 될 수 있어서다. 지도부는 패스트트랙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당 내부에선 패스트트랙 인해 '분당' 상황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가 손 대표를 향해 막말을 한 이언주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한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처분으로 이 의원의 내년 총선 출마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탈당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이번 징계에 대해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연쇄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바른미래당은 다음주 내로 의원총회를 열어 보궐선거 패배 및 내년 총선 준비, 패스트트랙 추진 현황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서로 간 이견 팽팽한 만큼 갈등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