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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공원, 독립운동 100년 상징 기념공원으로 재탄생

서울시,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처럼 시민들의 명소로 만들 것

효창공원이 오는 2024년에 애국선열들을 추모하는 독립운동 100년 기념공원으로 위상이 높아진다.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처럼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한다.

효창공원은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이봉창 의사 등 조국 해방에 삶을 바친 7인의 독립운동가가 잠들어 있는데도, 지금까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해 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하루 앞두고,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이같은 내용의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발표했다.

효창공원은 그간 시설이 노후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왔다. 서울시는 일제가 훼손한 '효창원'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시민들에겐 낯선 공간이 된 '효창공원'의 위상을 바로 세운다는 계획이다.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의 장자 문효세자의 묘역인 '효창원'이 있던 자리다. 일제는 묘역을 고양시 서삼릉으로 옮기고 이곳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지었다. 규모도 3분의 1로 줄고 도로도 단절됐다. 해방 이후 김구,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등 '삼의사'와 임시정부 주석, 비서장, 군무부장을 지낸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 등 7명이 이곳에 자리 했다.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이곳에 있다. 그러나 현재 연간 방문객은 33만명으로 보라매공원(835만명), 현충원(223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상태다.

시는 독립운동가 묘역을 방문객과 시민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바꿀 예정이다. 주변 연못은 보수하고 담장을 허물어 공원과 주변 지역을 연결하겠다는 것.

또 내년 4월에 들어서는 효창공원 남쪽 편 이봉창 의사 기념관, 6월 준공되는 손기정 체육공원까지 모두 추모공원의 범주에 넣을 예정이다. 공원과 숙명여대 경계부는 잔디 형태의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든다.

손기정 체육공원도 확 바뀐다. 587m 길이의 러닝트랙이 새롭게 깔리고, 공원 후문에 신축 예정인 '체육센터' 내부에는 탈의실, 샤워실, 카페 같은 러너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마련된다. 공원관리사무소와 자재창고로 쓰였던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어린이도서관'으로 재탄생한다.

이번 효창공원 구상은 확정된 계획이 아닌 향후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밑그림이다. 최종 계획안은 시,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독립운동 관련분야, 축구협회,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효창독립 100년포럼'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된다.

사업은 서울시,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4개 기관이 공동 추진한다.
묘역 일대 정비와 관리·운영은 국가보훈처, 공원 전체 재조성 사업은 서울시가 주관한다. 문화재 관련 사항은 문화재청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정신을 담아 향후 효창공원을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