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의 자가면역반응이 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배정민 교수·여의도성모병원 김미리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B를 활용해 2007년~2016년 전국 의료기관에 내원한 20세 이상의 성인 백반증 환자 10만1078명과 대조군 20만2156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 여부를 10년간 추적 관찰했다고 10일 밝혔다.
그 결과, 백반증 환자군의 암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14%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39세의 젊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암 발생 위험이 23% 낮게 나타났다.
또 배 교수팀이 암을 28개의 신체 장기별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암에서 백반증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장암, 폐암, 난소암의 경우에는 각각 38%, 25%, 38%나 낮았다.
교수팀은 백반증의 자가면역반응이 피부의 멜라닌세포 뿐 아니라 다른 장기의 암세포에도 작용해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배정민 교수는 "백반증의 자가면역이 암을 예방한다는 이 연구 결과는 암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력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며 "난치성 피부질환인 백반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백반증과 암의 관계에 대한 이번 연구 결과가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구집단에서 백반증과 암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중 하나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mpact factor 26.303)' 4월호에 게재됐다.
배정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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