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성모병원 안과 황호식 교수가 안구건조증 환자의 마이봄샘을 검사하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봄철에는 미세먼지, 황사 바람과 같은 환경적 요인 때문에 안구건조증 환자가 증가합니다. 안구건조증은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 전신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구건조증이 나타나는 이유가 눈물 생성의 부족 때문인지 또는 눈 기름샘 상태나 불완전 깜빡임 때문인지 등을 검사해 알맞은 치료를 해야 재발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안구건조증의 원인 중 하나로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꼽을 수 있습니다. 마이봄샘은 눈꺼풀에 있는 일종의 피지샘으로 안구표면에 마이붐이라는 기름을 분비해 눈물막의 지질층을 형성합니다. 이 지질층은 눈물의 증발을 억제하는데 마이봄샘이 막히거나 소실돼 기름이 분비되지 않으면 지질층이 얇아지면서 증발형 안구건조증이 나타납니다.
최근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황호식 교수팀이 적외선 카메라 없이 눈꺼풀의 마이봄샘을 촬영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황호식 교수는 11일 "기존에는 마이봄샘 소실 여부 판단시 고가의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된 현미경을 이용해야 했지만 안과 진료실에 있는 세극등현미경과 적색필터만으로도 마이봄샘을 관찰해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 교수는 병원에 내원한 환자 총 64명 125안을 대상으로 적색필터와 세극등현미경만으로 '마이봄샘의 소실정도'를 확인하는 새로운 진단법과 기존 진단법의 정확성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기존에는 적외선 통과필터,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눈꺼풀 결막밑에 위치한 마이봄샘을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병원에 이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 마이봄샘의 소실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새 진단법은 모든 안과가 구비하고 있는 세극등 현미경과 적색필터만을 사용합니다. 위아래 눈꺼풀을 뒤집은 다음 세극등현미경 앞에 적색필터를 위치시킨 후 의사가 세극등현미경을 통해 직접 확인합니다. 또는 세극등현미경에 연결된 일반 카메라로 촬영해 마이봄샘을 확인합니다.
실제 새 진단법으로 촬영한 사진과 기존 진단법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고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0점(정상)부터 3점(2/3이상의 마이봄샘 소실)으로 매겼습니다.
이후 위아래 눈꺼풀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합산해 두 촬영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새 진단법으로 평가한 마이봄샘 소실 점수는 기존의 적외선 마이보그래피를 이용해 평가한 마이봄샘 소실점수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또 새로운 촬영법으로 얻은 마이봄샘 사진을 동일한 검사자가 1달 간격으로 다시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평가했을 때도 상당한 수준의 신뢰성을 보였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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