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상승 대비한 금융상품 출시 한달 동안 고작 9건 판매
하반기 인센티브 도입에도 금리인하 가능성에 판매 저조
금융당국이 기준금리 상승에 대비해 야심차게 추진한 금리리스크 경감 주택담보대출이 출시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판매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금리가 상승해도 월상환액이 고정되거나 대출금리 상승폭이 제한되는 구조인데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흥행 참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해당 상품의 출연요율이 인하되면서 금리 수준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은행)이 지난달 18일 출시한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과 '금리상한형주담대'의 판매실적은 지난 12일 기준 총 9건으로 조사됐다. 금액으론 4억6800만원에 불과하다. 개별은행별로 보면 판매실적이 전무한 은행들도 있을 정도로 한 달 간의 실적은 초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본적으로 해당 상품은 금리 인상기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그러나 최근 혼합형(5년고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 주담대보다 낮은 금리 역전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해당 상품을 선택할 만한 유인이 크지 않다.
아울러 향후 금리 흐름 역시 인상을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당장 18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경제하강 우려감이 고개를 들면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두 상품 모두 리스크는 경감하는 대신 현재 변동금리에 가산금리가 붙는 구조"라면서 "특히 현재 대출을 받는 사람의 경우 변동형 금리 상품보다 혼합형(5년 고정) 금리 상품이 더 낮기 때문에 금리 메리트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혼합형 금리 대출 이자율이 변동금리 이자율 보다 평균 0.3~0.5%포인트 낮은 '역전현상'이 벌어지면서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 중에서 혼합형(5년 고정후 변동금리적용) 주담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비소구대출과 함께 금리리스크 경감형 주담대에도 인센티브를 도입키로 했다. 해당 대출에 대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율 0.30%에서 0.05%로인하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입법예고 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9월 출연료 납부분부터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금리인하 효과는 하반기는 되어야 가능할 전망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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