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우즈벡 방문' 김정숙 여사 "고려인 어르신들 노고에 감사"

-고려인 1세대 독거 어르신 위한 '아리랑 요양원' 방문

'우즈벡 방문' 김정숙 여사 "고려인 어르신들 노고에 감사"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부인 지로아트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19일 오전(현지시각) 타슈켄트 아리랑 요양원을 방문하여 고려인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호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19일(현지시간) 고려인 1세대와 대화를 나누고 "고려인들은 나라없이 와서 노력한 훌륭한 분들"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김 여사는 이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외곽에 위치한 '아리랑 요양원'을 방문해 입소 어르신들의 생활을 살피고 고려인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다. 김 여사의 아리랑요양원 방문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보내며 대한민국 독립에 기여한 연해주 한인들의 후손인 고려인을 찾아, 역경을 딛고 성장해서 우즈베키스탄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보내고자 마련됐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아리랑 요양원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의 합의로 고려인 1세대 독거 어르신을 위해 만든 요양원이다. 2006년 양국 정부간 합의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측이 건물을 무상증여하고 재외동포재단이 개보수를 지원해 2010년 3월 개원했다. 고려인은 1920년대 스탈린 치하 소련 연해주 등지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한 조선인 약 17만명의 후손으로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단일국가로는 가장 많은 18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특히, 이날 일정에는 미르지요예바 우즈베키스탄 영부인이 김 여사와 동행했다. 두 여사는 요양원에 입소중인 1세대 고려인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오늘 미르지요예바 여사와 함께 다니며 아리랑 요양원에 함께 했다. 고려인들은 나라 없이 와서 노력으로 부자도 되고, 소비에트 시절에는 노력영웅도 23명이나 된 훌륭한 분들"이라면서 고려인 1세대 어르신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어 "여기 영부인 방문은 처음이지요. (영부인 께서) 도로도 내주시고, 꽃도 해주시고, 40인승 버스도 해주시면서 사시는 것도 살펴주시겠다고 하셨다"며 미르지요예바 여사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이번 김 여사의 아리랑 요양원 방문을 계기로 40인승 버스를 요양원에 증정하기로 결정했고, 이날 미르지요예바 여사는 버스 열쇠를 요양원에 전달했다.

또 김 여사의 방문 결정으로 요양원 설립 10년만에 5㎞ 도로 포장부터 화단 조성, 각종 가구 선물 등 우즈베키스탄측의 아낌없는 지원이 이뤄졌다.

김 여사는 또 "(고려인들은) 뿌리는 한국인이지만 우즈벡 국민이기도 하다. 여기올 때 마음이 복잡했다"며 "(당시) 나라잃은 마음으로 왔을 텐데 마음이 아팠다. 고생하셨다고 들었고 한국 국민으로 우즈벡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많이 컸고 (이제는 다른 나라에게) 무엇을 도와주고 함께 클 것인가를 많이 이야기한다. 이게 어미니들의 노고가 밑바탕에 있다"며 "대통령 정상회담하며 우리도 줄 것이 있다 이야기할 수 있어 뿌듯하다. 그 밑바탕에는 어머니들의 노고가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국민들의 따뜻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김 여사에게 강조했다.

조 조야(85) 할머니는 "배 곯으면서 여기 와서 젖이 안 나는데 우즈벡 여자들이 애기한테 젖을 먹여 주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았다"며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손님을 귀하게 안다. 한밤 중에 온 손님한테도 차를 대접한다" 며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인정을 이야기했다.

허 이오시프(85) 할아버지는 "3살부터 우즈베키스탄에 살았다. 역사적으로 한국이 고향이지만 실질적으론 우즈벡이 고향이다. 우즈벡 정부가 아니었으면 살 수가 없었다. 빵 한 조각도 나눠 먹을 수 있었다"며 "우즈벡 정부에 감사하고, 나이 들어 좋은 요양원에 살 수 있는 것도 역사적 고향인 한국 덕분이다. 한국 정부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집단농장 시절 불렀던 노동요를 부르기도 했다.

김 여사와 미르지요예바 여사는 병환 중인 한 할머니를 방으로 찾아가 인사를 나눴다. 또 1층 프로그램실에 들러 치료를 받기도 하고 휴식하는 고려인 어르신들을 만나 대화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