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 사슬의 응집 형태와 배향 방향에 대한 모식도. 사진=GIST
국내 연구팀이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필요한 유기 반도체의 고분자 형태에 따른 효율을 규명했다.
GIST는 신소재공학부 김동유 교수 연구팀이 고성능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구현을 위한 고분자의 응집 형태 규명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유기 반도체 물질인 공액 고분자는 용액 공정이 가능해 공정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으며, 가볍고 유연한 웨어러블 전자 소자에 대한 적합성이 높아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유기 반도체 기반 트랜지스터는 무기 반도체 기반 트랜지스터 보다 다소 성능이 낮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성공적 제품화를 위해서는 고분자 재료 자체적으로 성능 향상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입체적 차이를 갖는 고분자를 합성했다. 이어서 다양한 분석 방법을 통해 필름 상태에서 고분자간에 서로 다른 응집 형태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유연전자소자,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핵심 소재 개발에서의 길잡이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팀이 밝혀낸 고분자 응집 형태의 차이는 고분자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가닥가닥 서로 붙을 때의 형태의 차이로부터 기인한다. 완전하게 겹쳐져 붙는 형태의 H-어그리게이션(H-aggregation)과 서로 X자 모양으로 빗겨서 형성되는 X-어그리게이션(X-aggregation)의 형태의 존재를 확인했고, 이는 전자구름의 겹침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소자 성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서로 다른 종류의 고분자 응집 형태들은 유기 박막 제조 방식을 이용해 제작한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에서 매우 큰 차이의 전하 이동도를 보였으며, 이를 통해 전하 이동에 적합한 고분자 응집 형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동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에 보고됐던 다양한 박막들에서 소자성능의 원인을 주로 고분자 사슬의 방향성(Orientation)으로 연관 짓던 현재까지의 해석에서 더 나아가, 고분자 사슬 및 분자간 오비탈의 구조적인 쌓임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향상시켜 줄 수 있는 구조적 통찰에 관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GIST 김동유 교수(교신저자)의 주도 하에, 신소재공학부 임대희 박사과정 연구원과 김연주 박사과정 연구원(공동 제1저자)이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에 4월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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