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대한애국당 관계자들이 천막농성장을 설치하고 농성하고 있다. 대한애국당은 10일 오후 7시께 천막을 기습 설치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한애국당의 천막 농성을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철거를 요구했다. / 사진=연합뉴스
대한애국당이 10일 저녁 기습적으로 설치한 광화문광장 농성천막을 두고 대한애국당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 사이에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11일 천막 자진철거를 요청했지만 대한애국당 측은 '자진 철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대한애국당이 설치한 농성 천막에는 당원 등 20여명이 대기하며 천막을 지키고 있다.
충돌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들 사이로 대한애국당 측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 간에 고성과 욕설이 수차례 이어졌다. 한 시민은 항의하기 위해 천막에 접근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는 과정에서 넘어지기도 했다.
변성근 대한애국당 제1사무부총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이 마치 본인의 땅인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세월호 단체에 혜택을 주고 있다"며 "박 시장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천막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변 사무부총장은 "광장은 박 시장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대한애국당 천막을 철거하려면 세월호 기억공간도 함께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시장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자진 철거는 결코 없다"며 "서울시가 강제철거를 강행하면 죽고 살기로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애국당은 이날 오후 5시께 천막 1동을 추가로 설치해 광화문 농성 천막은 2동이 됐다.
이날 오후 6시께 광화문광장에서는 4·16연대 등이 주최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려 광장의 긴장은 더 높아졌다.
촛불문화제 참가자가 늘면서 광장 주변에서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과 대한애국당 천막 농성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이어졌다.
경찰은 두 집단 사이에 경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대한애국당 측에 천막 자진 철거 요청서를 전달했다.
서울시는 요청서를 통해 "불법 무단 설치 시설물을 즉시 자진 철거하길 촉구한다"며 "자진 철거할 때까지 변상금을 부과하고, 철거가 없으면 행정대집행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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