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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포도·감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비만 억제

식품연구원, 떫은맛을 내는 탄닌산 성분이 유전자 성질 나타나는 것 억제 사실 규명

도토리·포도·감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비만 억제
감. 사진=게티이미지

도토리, 차, 포도, 감 등의 떫은맛 성분인 탄닌산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과 비만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식품기능연구본부 최효경 박사 연구팀이 떫은맛을 가진 식품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및 비만 억제에 효과적이며, 이는 탄닌산 성분에 의해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 억제 때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험쥐에 고지방·고당 음식과 탄닌산을 섞어 먹였을 때 고지방·고당을 섭취한 실험쥐 군에 비해 체중 증가 및 부고환지방 무게 증가량이 각각 67.2%, 81.9% 억제됐다. 또한 혈액 내 중성지방 함유량도 22.8%에 그치는 등 탄닌산이 체중 증가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억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탄닌산 성분에 의해 유전자 발현 활성화 인자인 p300 단백질의 활성이 저해되면서 신체 내 지방 축적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이 억제되기 때문임을 확인했다.

탄닌산은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류의 일종으로서 식물에 의해 합성되며 주로 과일류, 감, 도토리, 차 등에 많이 함유돼 있으며, 혈관의 탄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치아의 에나멜 형성을 도와 충치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연구원 김윤숙 식품기능연구본부장은 "지금까지 탄닌산 성분의 활성에 대한 다양한 보고들이 있었지만 이들의 변화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탄닌산에 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억제 효과를 후성유전학적 유전자 조절 관점에서 밝혀낸 최초의 연구 성과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분비대사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분자 대사학(Molecular metabolism)' 저널에 지난 1월 게재됐다.

한편,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만성 간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제2형 당뇨병, 비만 및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장기간 방치할 경우 간경변 또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병리기전과 치료방법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일반인 10~24%, 비만환자 20~40%, 당뇨환자 50~7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동반하며, 반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환자의 69~90% 이상은 비만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