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유도가열과 마이크로파 유도가열의 원리비교. 자료=한국전기연구원
뛰어난 단열 성능과 에너지 절감 효과로 최근 건축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로이유리'의 보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열처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연구센터 김대호 박사팀은 전자레인지 등에서 사용되는 마이크로파를 활용해 유도가열 기술로, 금속 나노박막을 '연속적이면서도 균일하게 고속 열처리'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개발 기술은 최근 건축물의 친환경 단열유리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로이유리' 열처리에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공정 과정에서 1초당 100mm의 속도로 흘러가는 로이유리를 500℃ 이상의 온도로 균일하게 열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열처리된 로이유리는 코팅된 은 나노박막의 결정성 향상으로 전도성이 30% 높아졌다. 그 결과 태양광의 열적외선 반사율(단열효과)이 5% 이상, 가시광선 투과율(채광효과)이 2.5% 이상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을 활용해 대면적의 로이유리를 효율적으로 열처리해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하는 2.45GHz 주파수의 마이크로파 자기장을 활용해 금속 등 전도성 소재로 이뤄진 박막을 순간적으로 고온 가열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의 유도가열 기술은 수십 kHz 수준의 주파수로 조리용 인덕션 기구 등 밀리미터(mm) 수준의 두꺼운 소재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 기존 기술로는 1㎛ 이하 얇은 두께를 가지는 나노박막은 가열할 수가 없었다.
한국전기연구원이 개발한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전도성 표면에 자기장에 의한 유도전류를 발생시켜 저항열로 나노박막을 가열하는 원리다. 전기에너지에서 열에너지로 전환되는 효율이 70%에 이를 정도의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을 기반으로, 나노미터 수준의 두께를 가지는 얇은 전도성 박막을 1초 이내에 1000℃ 이상 온도로 빠르게 열처리할 수 있다. 즉 열처리가 필요한 전도성 박막만을 선택적이고, 순간적으로 고온 가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일정 부분만이 아닌 넓은 면적에서도 연속성과 균일성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열처리가 가능한 기술 수준까지 도달했다.
바로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의 핵심인 '유전체 공진'을 통해, 자기장의 패턴을 변형시켜 나노박막의 발열 분포를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대면적에서도 안정적으로 열처리가 가능해졌다.
연구책임자인 김대호 선임연구원은 "기존 로이유리 가열 기술들은 열처리 후 가공성 문제, 높은 에너지 비용에 따른 경제성 문제 등의 이유로 그동안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에너지 전환효율이 높은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필요한 부문만을 순간·선택적으로 가열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장치의 규모도 대폭 줄일 수 있고, 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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