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규제 허물면 제2, 제3의 셀트리온 나온다

셀트리온이 오는 203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6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존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 위기인 상황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 투자를 결정한 것처럼 셀트리온은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11만명(간접고용 포함)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셀트리온의 이번 투자가 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미래 성장성이 매우 큰 분야로 손꼽힌다. 글로벌 바이오시장 규모는 약 1500조원으로 반도체(457조원)나 자동차(600조원)보다도 덩치가 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 같은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및 과학기술, 우수인력 등을 활용하면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도 지난달 비메모리, 미래자동차와 함께 바이오를 혁신성장 3대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하면서 '추격형' 단계에 머물고 있는 관련 산업을 '선도형'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정부가 할 일은 기업이 힘껏 내달릴 수 있도록 길을 활짝 열어주는 것이다. 올해 초 청와대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바이오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조원 정도"라면서 "삼성 같은 기업과 함께 뛴다면 몇 백조원은 가져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기 위해선 그들 앞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하루빨리 걷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기업인들은 입을 모은다.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법'(일명 첨단바이오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안정성 우려 등을 이유로 현재 관련 논의가 한발짝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업계는 법 제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면 도약을 앞두고 있는 우리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제2, 제3의 셀트리온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