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포용국가 아동정책' 심의 발표
가정위탁 등 아동보호방식 공적기구서 결정
부모의 아동 체벌 인식 전환위한 법 개정 추진
의료기관에 출생 신고 의무 부여 등 아동권리 강화
앞으로 아동학대 조사는 시군구가 직접 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영아 ·학대피해 아동을 보다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는 전문가정위탁제도를 도입한다.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이 태어나는 즉시 정부에 등록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고, 부모가 민법상 규정된 친권자의 징계권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등 한계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는 23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안건인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심의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제시한 과제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제2차 아동정책 기본계획(2020~2024)을 마련한다.
■'아동학대 국가가 적극 개입' 대응 체계 개편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학대나 입양의뢰, 빈곤으로 인한 대리보호 의뢰, 유기 등의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생기면 지자체가 직접 상담하고 가정환경을 조사한다.
불가피하게 아동을 원가정으로부터 분리해야 하는 경우에는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산하 '사례결정위원회'가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보호 방식(가정위탁, 그룹홈, 시설, 입양 등)을 결정한다.
담당 인력도 보강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지자체 책임하에 상담·가정조사·보호결정·사례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위해 '전문가정위탁제도'도 도입한다. 현재 조부모·친인척 위탁이 아닌 일반 가정위탁은 7.8%에 불과하다. 이중 그중에서도 특수한 욕구가 있는 영아, 학대피해아동 등을 돌보기 위한 전문인력은 크게 부족하다.
아동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위해 아동권리보장원이 역할을 강화하고 통합전산시스템도 구축한다. 오는 7월 설립되는 아동권리보장원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보호체계를 발생 단계부터 보호 종료 단계까지 아동 중심적 통합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권리보장원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드림스타트사업지원단, 지역아동센터 중앙지원단,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아동자립지원단, 디딤씨앗사업지원단, 실종아동전문기관, 중앙입양원 등 통합되는 8개 기관의 고유업무를 수행하고 아동의 원가정 지원 프로그램을 총괄한다.
아동학대 대응 채계도 전면 개편한다. 올 하반기부터 위기아동 전수조사를 연 1회 만 3세(전년도 말 기준) 유아 전체에 대해 관계부처·지자체 합동으로 아동 소재· 안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누락없는 출생신고...민법상 아동권리 강화
정부는 출생신고도 없이 유기되거나 학대·사망·방임되는 아동을 줄이기 위해 '출생통보제'도 도입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모에 의존하는 출생신고 체계(시스템)로 인해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경제적 정서적 이유로 출생신고를 학기 어려워 베이비박스 등에 유기되는 아동도 지난 2017년 261명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누락 없이 국가기관 등에 통보하도록 가족관계등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출생통보제로 인해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임산부는 의료기관에서 출산을 기피할 수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산부가 상담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신원을 감춘 채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보호(익명)출산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가정내 체벌을 관대하게 보는 인식 개선도 추진한다.
한국은 아동 학대에 대해선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은 강화되고 있지만 가정내 체벌에 대해선 여전히 관대한 편이다.
정부는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 전환을 위해 민법이 규정한 친권자 징계권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960년에 만들어진 이후 한 번도 개정이 없었던 친권자 징계권 조항은 아동에 대한 체벌을 정당화하는 사유로 인용됐고, 아동복지법상 체벌 금지 조항과도 상충하는 면이 있어 개정 필요성이 있었다.
■아동 '치과 주치의 제도' 시범사업 진행
아동발달 단계에 맞는 건강지원도 강화한다.
신생아기(4∼6주) 영아돌연사를 예방하고 고관절 탈구 등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영유아 건강검진의 검진 항목을 추가한다.
유아기(4∼6세) 검사에서는 난청검사(순음청력검사), 안과검사(굴절검사, 세극등현미경검사 등) 등이 추가된다.
아이들이 평생 건강한 자연 치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영구치가 완성되는 12세 전후에 구강검진·예방교육을 실시하는 '아동 치과주치의제도'는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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