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기반 취약한 부산 항공부품산업...육성책 '시급'

부산상의, 지역 항공부품산업 실태·모니터링 결과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등 부산지역 주력 제조업이 부진하면서 항공부품산업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제조 기반은 매우 취약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산업육성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28일 발표한 '부산지역 항공부품산업 실태 및 기업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부산에서 항공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은 29개사에 불과하다.

2017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국의 항공부품제조 기업은 277개사로, 이 중 65.3%인 181개사가 사천을 중심으로 한 경남에 모여 있다. 그 외에 부산 29개사, 경기 20개사, 대전 13개사, 충남 12개사 등이 있다.

항공부품산업 종사자도 전체 1만2194명 중 7459명이 경남에서 근무하고 있고 부산은 3036명으로 경남의 절반 수준이다. 사업체 수에 비해 부산지역 종사자 수가 많은 것은 대기업인 대한항공 테크센터 근무 인원 2000여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항공부품제조 기업은 규모면에서도 영세하다.

지역 29개사 중 절반이 넘는 15개사가 근로자 1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이다.

종사자 10명 이상 사업체 총생산액도 2017년 기준으로 8800억원으로 지역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했다. 부가가치생산액 역시 3800억원으로 전체 제조업 비중에서 2.6%에 그쳤다.

부산 항공부품산업은 취약한 제조 기반에도 자동차 부품과 조선기자재 등 전환 산업군의 우수한 경쟁력, 연평균 3%를 넘는 항공기 제작 산업 성장세, 글로벌 항공수요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거는 기대가 크다.

항공부품산업의 부가가치율은 44.2%로 조선 및 기자재(25.2%), 자동차부품(33.8%), 철강(23.7%), 전기기기(34.5%), 신발(34.8%) 등 지역 주력 제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부산상의 모니터링 결과 부산 업체들은 지역 항공부품산업을 육성하려면 항공산업 특화단지를 조성해 공동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업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제조사의 까다로운 진입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미국 OMIC(Oregon Manufacturing Innovation Center)와 같은 글로벌 인증센터 유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내 항공산업이 시장규모 자체가 작다는 한계와 항공산업 진입을 위한 각종 국제 인증 장벽으로 인해 자생적으로 산업이 형성되거나 기존 부품 기업들이 사업다각화에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항공산업을 발전시기 위해선 정책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항공부품산업은 산업 특성상 글로벌 인증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투자회수 기간도 길어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부산은 부품·소재 분야의 강점과 해외 수출 등 물류거점으로써의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항공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