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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中·대만 이어 태국에도 뒤진 韓 국가경쟁력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28일 발표한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평가대상 63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1위, 수출액이 세계 6위를 차지했지만 국가경쟁력은 중위권으로 밀려나 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이 문제였다. IMD는 국가별로 4대 분야(경제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를 개별평가하고 이를 기초로 종합순위를 매겼다. 한국은 이 가운데 기업효율성만 전년 대비 개선됐다. 나머지 3개 분야는 모두 순위가 낮아졌다. 특히 경제성과가 7단계나 낮아진 것이 경쟁력 순위 하락의 주된 요인이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7%로 3% 성장이 무너졌고, 수출·투자·취업자 증가율이 전년 대비 둔화된 탓이다. 정부효율성과 인프라도 각각 2단계 낮아졌다. 노동의 개방성은 63개국 중 61위를 기록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아시아권 16개국 중에서 10위에 그친 대목이다. 한국은 과거 산업화 시대에 홍콩·싱가포르·대만 등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을 뺀 나머지 나라들은 모두 상위권에 들었다. 싱가포르(1위)와 홍콩(2위)은 최선두에 포진했고 중국(14위), 대만(16위)도 선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국가경쟁력 순위가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9년간(2011~2019년) 한 해(2018년)만 빼고 모두 하락하거나 정체상태였다. 말레이시아(22위)에 이어 태국(25위)에도 뒤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대로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어둡다. 외형 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장했지만 내실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이를 대체할 차세대 산업과 시장 개발이 시급하다.
근본적으로는 한계에 부닥친 수출과 제조업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수와 서비스산업 중심 성장전략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산·학·연 합동으로 국가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성장전략 마련에 나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