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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다뉴브강

유럽을 대표하는 강을 꼽는다면 다뉴브강이다. 볼가강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길다. 그러나 이 강이 유명한 것은 강의 길이보다는 거쳐 가는 나라들이 많아서다. 독일 남부 슈바르츠발트(흑림) 지역에서 발원해 동쪽으로 2858㎞를 내달려 흑해로 들어간다. 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크로아티아·세르비아·불가리아·루마니아·우크라이나 등 중·동부 유럽 9개국을 흐르는 국제하천이다.

다뉴브강은 중·동부 유럽의 내륙 도시들을 연결하는 교통로다. 한강과 비교하면 강폭은 보잘것없다. 하지만 수심이 깊고, 계절에 따른 유량 변화가 적어 예로부터 수운이 발달했다. 이에 따라 항행권을 둘러싸고 연안국 간 분쟁도 잦았다. 1856년 크림전쟁 이후 체결된 파리조약으로 다뉴브강은 국제하천 지위를 얻었다. 이때부터 항행의 자유가 보장됐다. 1992년에는 라인·마인강과 다뉴브강을 연결하는 'RMD(라인마인도나우)운하'가 개통돼 북해~흑해 사이 3500㎞를 잇는 물길이 열렸다.

다뉴브강은 언어권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다뉴브는 영어권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독일어로는 도나우, 헝가리어로는 두나, 루마니아어로는 두나레아, 불가리아어로는 두나브라고 한다. 다뉴브강가에는 오래전부터 도시가 발달했다. 그중에는 동유럽권의 아름다운 수도나 대도시들이 많다. 빈(오스트리아), 부다페스트(헝가리), 베오그라드(세르비아) 등이 대표적이다.

요즘에는 다뉴브강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야간에 유람선을 타고 도시의 밤풍경을 즐기는 야경 투어족도 적지 않다. 그중에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야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배 위에서 숙식을 하며 강을 따라 동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는 크루즈 관광도 인기다.
그런데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동유럽 패키지 관광을 나선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이 30일 부다페스트에서 유람선 관광 도중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났다. 빠른 수색으로 한 명이라도 더 구조되기를 기원한다. 해외여행 안전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